산행기

◈2004년 3월 7일◈ 운악산(935.5m 경기 포천,가평)

binjaree 2009. 6. 16. 15:14

 ◈산행일자 : 2004년3월7일(일)

 

 경기 오악이라 불리는 운악산을 두 번째로 찾았습니다

별일 없는 휴일은 늘 산을 찾게 되니 아마 엉성하나마 산꾼이 되어가는듯...^^*

 

몇해전이었는지 기억도 가물 하지만 그때는 포천 쪽에서 올랐기에 이번엔 가평 현등사 쪽을 등로로 택했지요

오물수거비로 천원의 입장료를 내고 매표소를 통과한 게 10:30쯤, 입구에 세워놓은 등산로를 보니

절고개로 올라 주능선 쪽은 운악로,

현등사에서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계곡길은 빙벽로,

만경대 길은 만경로라 적혀 있더군요

 

폭설이 내린 후라 길은 간간이 빙판이었지만 날이 많이 풀려 따사로운 봄볕이 가득한 길을 재촉합니다

하산시에는 들리지 못할 테니 현등사도 잠깐 들려 둘러 보고...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된 석탑등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둘러 보고 산 속 가득 울려 퍼지는 지장보살,지장보살...을 속으로 따라 뇌며 빙벽로라 명명된 계곡길로 들어서니 함허대사의 부도가 있더군요

강화 마니산의 함허동천이란 지명을 있게 한 분이시지요

 

눈은 많았지만 러셀은 되어 있어 그 계곡이 초행인 우리도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습니다

주능선은 오래전에나마 밟아 보았기에 시간을 단축 하려고 그 계곡을 택한건데 모든 계곡길이 그렇듯이 둘러 쳐진 암봉만이 눈에 들어올 뿐 그다지 경관은 볼 게 없었지요

빙벽폭포 근처 오름길은 발을 디딜 시설물도 있었지만 녹은 눈 때문에 미끄러웠고 겨우 올라서니 아찔한 절벽이 펼쳐져 긴장감을 주더군요 그러나 그건 시작이었죠ㅡ.ㅡ;

정상을 밟고 만경로를 시작하니 산맥으로조차 보이는 가평 쪽 산들이 한눈에 들어와 탄성을 자아냈지만, 그때부터 얼마간은 한순간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아찔한 험로가 줄지어 나타나더군요

빙벽폭포 근처는 위험했지만, 오름길이었으니 그나마 괜찮았는데 병풍바위 쪽은 수천 길 단애가 형성되어 악산의 이름값을 하더군요

기막힌 경관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았지만, 고소공포증이 있다면 정말 오도 가도 못할 난코스더군요

매표소 쪽으로 하산하고 다시 매표소를 통과하며 시간을 보니 3시, 네시간 반쯤 걸린 산행이었군요

 

결혼 22주년 기념일 날,

남들 다한다는 와인이 담긴 장미꽃 배달도 없고 특별한 선물도 생략한 채 산아래 식당가에서 오천 원 짜리 순두부백반만을 남편에게 얻어먹고도 산행만이 좋아 히히거리니 참 나도 속없는 여자지만 산에 속한 그 순간만은 그곳에 있음이 너무 행복합니다

산과는 관계없는 저 땅밑에 사람들은 이 땅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겠지요

사진이나 방송에서 보이는 풍경들이야 어디 실경과 비교할 수 있겠어요

불혹을 넘기며 시작한 산행이지만 그나마 더 늦기 전에 시작할 수 있었음에 안도하고 허위적 남의 꽁무니만을 따르는 산행일지라도 내 발로 걷고 내 눈으로 볼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휴일이면 산으로 산으로만 줄행랑을 치는 날 보며 아들이 한마디 하네요

아들; 엄마는 꼭 한 마리 야생동물 같아

나: 히히^^ 그렇게 보이니? 그럼 토끼나 노루처럼 이겠지?

아들; 아니....반돌이 ㅋㅋ

 

 

 

 

 

 

 

 

 

 

 

 

 

 

 

 

 

 

 

 

 

 

 

 

 

 

어느해(03~04년쯤) 여름 빗속의 운악산행

 

 

 현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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