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아들을 배웅하고....2004.11.02

binjaree 2009. 6. 17. 10:43

지난 목요일 5박6일 휴가를 얻어 귀가했던 큰아이가 방금 돌아갔습니다
나라의 명이라 거역도 못하고 그 가기 싫을 길,

가을비마저 추적추적 내리는 길을 되밟아갈 아들을 버스 정거장까지만 배웅하고 돌아왔어요
안그래도 비가 내려 스산한 덕분에 가슴 한 켠이 텅 빈 듯 허전합니다

 

언제고 제 곁에서 떠나 살아 갈 아들인데 이 미련한 엄마는 영 이별엔 익숙해지지 않는군요
남달리 편한 곳에 있으면서도 정신적인 압박감 때문인지 훈련소에서 여윈 몸은 여전하더군요 먹성도 예전같지 않고...

그래도 국방부 시계는 쉬임없이 흘러줘 이제 8개월만 더 견디면 되겠네요
남들은 나라에서 보관해주니 너무 편하고 좋다고 계속 쭈욱 보관해주길 바란다고 말들 하고,버선발로 마중하던 걸 나중엔 또 오니? 로 대신 한다던데 그냥 웃자고 하는 말들이겠지요

휴가 날짜가 정해지면 먹거리를 준비하며 손을 꼽고 보내고 나면 그 날은 일손이 안 잡히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집에 돌아 와 있을 때 딱히 잘해준 기억도 없으면서 말이죠

 

가을 비가 제법 많이 오네요
아까 낮엔 잠깐 환한 햇살도 비추더니만....
올해는 유달리 단풍빛이 좋을꺼란 말을 들어서 그리 느껴지는지 몰라도 눈길 닿는 곳마다 근사한 풍경화가 됩니다
낙엽 수북히 덮힌 길은 영화속 장면이 되구요 시가되고 노래가 되는 아름다운 날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