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 봄소풍길 같던 팔봉산(강원도 홍천군 서면,302m)
◈05년-4월-24일-일요일-대체로맑음
어느 계절보다도 유독 봄이 좋습니다 나이들면 봄이 좋아진단 말은 진리더군요^^*
겨우내 병든 병아리마냥 칙칙한 실내에서 시들해하던 제가 봄기운이 느껴지는 그 날부턴 정말 살 맛이 나니까요
아파트 둘레에 울타리처럼 자리잡은 쥐똥나무가 와글바글 새 잎을 틔울때쯤이면,목련이 봉오리를 봉긋 부풀려오면,산수유 노란꽃망울이 눈이 부실 무렵이면 하루에도 몇차례씩 베란다 창을 열고 기웃거리며 곧 올 찬란한 계절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루를 살고 하루를 지웁니다
그러나 모든게 각져보이는 반듯한 아파트 사이에서야 그만큼의 봄을 느낄뿐이고,
전국에서 모르는이 없는 우리동네 호수공원도 운동삼아 나서면 숨이야 트이지만 모든게 인위적이니 한계가 있구요
그런 손바닥만큼의 봄은 늘 미진해 가슴가득 채워지지가 않습니다
아파트단지내에 벚꽃이 눈처럼 날려지고 철쭉이 하루가 다르게 빛을 더해가는 날 모처럼 산으로의 길은 더없이 행복합니다
그 산이 어디든 무슨 산이던 아무 상관없이요
어제 강원도 홍천 팔봉산엘 다녀 왔습니다
작고 아담하지만 만만치않은 암봉들이 아름다운 산,더우기 산허리를 감아도는 홍천강으로 말미암아 산위에서 조망되는 풍경은 압권이지요
양평쪽으로 가든,청평으로 가든 가는길 또한 아름답기로 유명한 길이나 금상첨화고...
봄이 벌써가면 어쩌나싶어 조바심이 나는데 늦게 찾아온 올 봄은 이제서야 온 산을 파스텔로 그린 그림처럼 꾸며 놓았더군요
북한강과 어우러진 경춘국도변은 흘려버린 시간속에서 나무등걸처럼 무뎌지는 제게도 시와 노래를 떠오르게하는 아름다운 길이었어요 청평에서 가평 설악면을 지나는길도 정말 짱이었구요^^*
산행을 시작한건 10시반쯤 그러나 놀며쉬며 널널산행을 한 탓에 시간체크는 불가합니다
(보통3시간이면 충분할것 같습니다)
모처럼 목숨을 건(?) 산행을 하였지요 ㅎㅎ
하지만 시설물이나 로프등이 잘 설치되어 조심하면 난구간은 없을듯 합니다(제일 어렵다는 8봉하산길도 밧줄이 완벽했지요 하지만 힘들었습니다^^*)
4봉에 있는 해산굴은 정체가 되있어 한번 통과해본 경험이 있는 우리부부는 우회를 했었구요 출구에서 일행을 기다리며 해산굴을 빠져나오며 희희낙낙 즐거운 산님들을 바라보자니 처음보는 낯선 얼굴일지라도 약간 다른 언어를(사투리)쓰더라도 사소한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산행에선 모두 가족처럼 정겨웠습니다
딱 일년전 화야산행때엔 이미 진달래는 빛을 잃고 철쭉이 피어났었는데 올핸 진달래가 아직 제 빛을 발하더군요 2주전 다녀 온 영취산은 진달래가 속절없이 지고 있겠죠?
아장아장 걸음으로 햇병아리처럼 이뻤던 아이가 자라 제 몫을 하 듯 저 여린잎들도 곧 울울창창해지겠지만 이 봄 날이 조금만 더 제 곁에 머물기를 간절히 바라며 떨어지지않는 걸음을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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