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잡담

binjaree 2011. 11. 14. 22:11

 

 

    아직 겨울방학(?)을 하기엔 너무 이른데 이러저러한 핑계로 산행이 시들합니다

 "산에 안가니 몸이 너무 무거운것 같아" 했더니

"언제 가벼운적 있었어? ㅋㅋ" 이러더군요ㅡ.ㅡ; 암튼 매를 벌어요~

늦은 오후에 호수공원엘 가니 아침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보고팠던 노을도 보고^^

이것도 혼자라 시들합니다 막상 가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감기기운도 돌고 편두통도 시작되고 산에 안가면 컨디션마저 영~입니다 마음이야 말할것도 없고

 

 

 

로또가 누적되어 당첨금이 엄청 나다던 몇주전

작은애가 제아버지에게 말합니다

"아빠! 그래도 많이 투자해야 그만큼 확률이 높아질테니 우리집에 있는거 다 긁어서 로또에 투자할까요?ㅋㅋ"

"안되면 그 다음엔?"

"우리 식구 모두 다음 생을 기약해야지 뭐 ㅋㅋ"

그래놓고도 우리집에 로또를 산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로또 사러 나가기 귀찮아서ㅡ.ㅡ;

(하긴 뭐 긁어 모을것도 없습니다^^)

 

 

 

 

 

  왜 밤보다 이 시간이 더 쓸쓸할까요?

어둠이 짙어지는 이 무렵이면 누옥이나마 돌아갈 나의 집이 있음에 안도합니다

여행을 가서도 시댁에 가서도 이 시간이면 늘 집에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남들도 그런지...

 

드라마 천일의 약속을 보고 잠자리에 누워 기억력을 생각합니다

한때는 긴 시도 좔좔 외어졌었는데 이러다 치매오는거 아냐 싶을만큼 한심지경이거든요

하긴 둘러보면 제 또래들이 거의 다 그 증상을 갖고 있더군요

신이 인간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란 말도 들었었는데 죽음의 공포를 잊는다고

그건 넘 잔인한 선물이네요 인간의 마지막 존엄성마저 파괴하니까

문득 "목마와 숙녀" 를 기억해냈습니다 분명 토씨 하나 안틀리고 외우던거였거든요 너무 오래전이지만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어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그저 방울소리만 울리며 가을속으로 떠났다

한때 내가 알던 소녀는 정원의 초목옆에서 자라고...

문학이 죽고 인생이 죽고.......

인생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두려워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

도무지 시가 완성이 안되는거였어요 그저 누더기처럼 조각 조각 ㅡ.ㅡ;

 

죽는날까지 나를 잊진 말아야하는데 클났어요^^

오늘부터 온라인 고스톱이라도 시작해야지 원~ ㅎㅎ

 

 

 

 

 오늘 북한산 건너편 노고산이라도 올라보려고 나섰었습니다

뭔 작가라고 역광인 오전보단 오후가 북한산 전경을 담기에 좋단걸 읽었기에 느즈막히 한 시 넘어 다래 데리고

솔고개로 갈까? 흥국사로 오를까? 를 망설이다 다래를 위해 좀 더 코스가 짧은것 같은 흥국사로

흥국사 일주문 앞에 어설픈 등로 표지는 있는데 도무지 어디가 입구인지 찾을 수가 없었어요

흥국사 약사전 뒤로도 등로가 있단 글을 읽었는데 건물마다 묶어놓은 큰개들이 얼마나 요란하게 짖는지 미안스러워 경내로 들어서기가 그랬습니다

쇠사슬로 묶어 놓긴 했는데 혹시라도 끊어지면 어쩌나 싶을만큼 큰개를 왜 건물마다 묶어놓은건지

산에서 멧돼지들이 내려오나? 싶더군요

해서 솔고개로 차를 돌렸습니다 네비없이 찾아들긴 했는데 에효~

좁은 마을길엔 어디하나 주차할 공간이 마땅치 않았어요 북한산이 건너다 보이는 동네라 집들은 좋더군요

시간도 너무 늦은것 같고 다래 데리고 혼자 산행을 하기엔 후미진것 같기도 하고

50대 여자 멧돼지랑 맞짱뜨다 어찌되었데 란 뉴스 나오면 남사스러우니까 ㅎㅎ

드라이브 한 셈 치자며 돌아왔어요^^;

그냥 돌아오기 서운해 서오릉엘 갔더니 월요일은 휴무 그나마  애완견은 출입금지더군요 그럴것 같더라니 ㅡ.ㅡ;

 

 

 

                    흥국사 일주문

 

  

 

 

 정초부 천민출신 시인 그의 시 세편

 

東湖 春水 碧於藍(동호춘수벽어람)

동호의 봄 물결은 쪽빛보다 푸르러

 

白鳥 分明 見兩三(백조분명견양삼)

또렷하게 보이는건 두세 마리 해오라기

 

 柔櫓聲 飛去盡(유노성비거진)

노 젓는 소리에 새들은 날아가고

 

夕陽 山色 滿空潭(석양산색만공담)

노을 아래 산 빛만이 강물 아래 가득하다

 

 

 

 

仙聖 慾觀 滄海水(선성욕관창해수)

신선께서 푸른 바다 파도를 보고싶어

 

虛空 爲築 白雲臺(허공위축백운대)

허공에다 백운대를 높이도 쌓았구나

 

蜉蝣 世界 塵埃沒(부유세계진애몰)

하루살이 세상은 먼지 더미로 덮여있고

 

日月 東西 洞戶開(일월동서동호개)

해와 달은 동서에서 문을 활짝 열었네

                        백운대 중에서

 

 

 

江上 樵夫屋(강상초부옥)

강가에 있는 나뭇꾼의 집일 뿐

 

元非 逆旅家(원비역려가)

과객 맞는 여관이 아니라오

 

欲知 我名姓(욕지아명성)

내 성명을 알고 싶다면

 

歸問 廣陵花(귀문광릉화)

광릉에 가서 꽃에게나 물으시오

                      과객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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