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더 스토닝 & 위대한 갯츠비

binjaree 2013. 6. 27. 09:36

 

 

 

 가자! 이브의 딸들아

단지 여자란 성(性)을 가졌단 그 단 한 가지의 이유로 서럽던 이들아

여자란 이름으로 인해 한 번이라도 상처받았던 이들 다 모여라

외모가 뛰어나지 않단 이유로 냉대와 불이익을 받았던 사람들아

열 여자 싫어하는 놈 없단 옛말을 금과옥조로 여겨 남의 것을 탐내는 내 것에게 지쳐

숱한 불면의 밤을 눈물로 지새우다 신경정신과에서 받아 온 몇알의 알약으로 잠드는 아내들아 

 

우리 가자 가보자 

초근목피로 연명하면 어떠랴 

헐벗은들 어떠랴

 

남아메리카 정글에 있었다던 아마조네스라도 좋고

아님 저 이어도라도 어떠랴

그도 아니면 우리들이 떠나 왔다는 금성으로라도 돌아가자

 

우린 사랑만이 전부였잖은가

받은 사랑 몇곱 늘려 되돌려주며 살았었고

이웃에 아픔을 내 것 인양 여기며

세상 아이들의 배고픔에 함께 울지 않았던가

우리가 바란것은 오직 사랑과 평화였다

 

그래서 기꺼이 아버지가 주신 이름도 버렸노라고

아내란 이름으로

어머니란 이름으로

며느리란 이름으로

불리는 이름이 뭐였든간에 기꺼이 기꺼이 받아들이며 살았잖은가

 

느글거리는 눈빛이 여기저기 우글거리는 비열한 거리

잡은 고기에 누가 떡밥을 주랴며 비아냥 거리는 놈들이 지천으로 널린 비정한 시대

거기에 발맞춘 굶주린 암캐들이 도처에 활보하는 우스운 세상

인륜은 잊혀졌고  도덕은 케케묵은 곰팡내 나는 단어이며 의리는 개나 줘버리는 통탄스런 세상에서

 

간통이란 누명을 쓰고 돌을 맞아 뭉개지던 소라야가 우리였다

아프리카 어느곳에선 성감대를 없애고자 할례를 당한다지

아득 태고적 신께 바쳐지던 제물도 우리였고

지아비에 무덤에 순장이란 미명하에 산 채로 묻히던것도 우리였다

 

내 살 중에 살이요 뼈 중에 뼈로다 로 맹세하던

등 넓은 사내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아내와 자식을 천금같이 여기며

오늘도 새벽 출근을 위해 아침부터 지하철에서 모자란 잠을 청하는 그들을 욕함이 아니요

가족의 먹이를 위해 목숨같을 자존심 꺾이고도 웃으며 귀가하는 그들을 욕보임도 절대 아님을

 

부당함이 정당함이 되는 이 부조리한 세상

우리가 배워 실천한 것들이 하잘것없음으로 치부되는 아리송한 세상

 

중국의 변방 깊은 곳에 사는 어떤 소수민족은 결혼이란 불합리한 제도는 아에 없다더라

눈 맞은 여자의 창을 두드려 그녀가 열어주면 사랑인거고

그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여자들이 기른다지

집에 아버지는 없지만 오빠라든지 남동생 아들이 있으니 남자의 손이 갈 일도 너끈하고

장녀로 가계가 이어지며 그녀가 창을 열어주지 않으면 그 관계도 끝이라지

남자가 이층 창을 오를 기운이 없으면 끝인거고

이 여자 저 여자 능력껏 찾아 다녀도 간통 운운하며 악다구니 쓸 아내도 없는거고

그 다큐를 보며 참 합리적인 제도로구나 감탄했었다

그러나 이 세상의 기운이 그곳에도 스며들어 점차 사라지고 있다하여 아쉬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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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저 영화를 극장에서 보며 너무 울어 친구에게 그만 울라는 말까지 들었었는데

엊그제 문화원에서 단체로 보며 또 다시 분노로 몸이 떨렸었다

저 영화는 슬픔의 눈물보단 이 역겨운 세상 

이것이 사람사는 세상인가 싶은 마음이 절로 들게 해 저런 허접한 잡문을 끄적이다 말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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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금요일, 동행하는 친구의 일정때문에 다른날보다 늦은 11시에 호수공원엘 갔었다

그 시간엔 날이 뜨거우니 걷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우리가 늘 걷는 메타세콰이어 길에도 해가 들길래

그 옆 참나무 숲으로 난 길로 가고 있었다 오가는 이가 뜸하니 두 강아지들의 목줄을 풀어 준 채로

마주오던  한 남자 코 앞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한단 말

"벌금 내셔야 겠어요!"

처음엔 이해가 안돼 뭔 말인가 싶어 눈을 드니 그 옆으로 걷던 여자의 찢어지는 음성이 들려왔다(신경질을 가득 담은)

"당연히 벌금 내야지!!"

그제서야 강아지 목줄 문제로군 싶어 언짢았지만 법이 그렇다는데 어쩌랴

일행인 J씨가 선뜻 "미안합니다 채울께요" 라고 응대하고 나야 낮짝 두꺼우니 그냥 쌩까고~

강아지가 짖기를 했나 진로를 방해했나 커서 공포감을 주나

J씨가 너무 언짢아 하길래 어쩌겠냐며 규정을 어긴건 우리니 그냥 무시하자며 다독였었다

 

그리고 건너편은 나무가 적어 더울게 뻔하니 오던 길을 턴~ 하여 돌아오고 있는데 그 부부와 또 다시 마주쳤다

다행히 J씨는 은발이 목줄을 채운 채였고 난 또 다시 채웠던 다래의 목줄을 풀어준 채였고

(기관지가 안좋은 다래는 목줄이 조금만 당겨져도 늘 캥캥 마른 기침을 해대 안스럽길래)

또 한소리 듣겠군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남자가

"아까 채우라고 했는데 아직도 안채웠네"

그래서 못들은 척 피해 지나오려고 했더니만 들고 있던 우산으로 다래의 진로를 막는거였다

다래가 이리 저리 걸음을 옮기면 코앞으로 우산을 들이밀며 못가게 하면서

안그래도 더운데 앏은 냄비같이 잘 끓는 나 터져버렸다 ㅡ.ㅡ;

" 알았다구욧! 더워죽겠는데 아우~ 재수없어!! 신고해 벌금낼테네 신고하라고!!"

 

뒤에 오던 J씨가 들었는데 동물법 몇조 운운 하더란다

염병~ 지롤을 쌍으로 떨고 있네

에이~ 기왕 무식한 개에미 된 거 더해줄걸

" 늬들이 그 법 정 할 때 개 대표하고 상의했냐 지구가 늬들것만이라고 누가 정했는데!!"

우리가 덩치 큰 남자였다든지 인상 드러운 남자였어도 저랬을까?

 

내 인격이 저 밑바닥인거야 진작부터 알 고 살고 있었지만 분노조절 장애까지 있나? ㅎㅎ

 

 

그리고 그 밤 작은 아들과 둘이 이 영화를 보았었다

원래 개봉하면 꼭 봐야지 했던건데 평점도 그다지 높지않고 어쩌다보니 개봉일도 너무 지나 이미 막을 내려겠거니 했었다

문화원 Y씨가 꼭 보라면서 함께 볼 사람 없으면 같이 또 봐줄 의사도 있다고 했었는데(그 말이 참 고마웠고^^)

 

모처럼 가슴 저린 찐한 여운이 남은 영화였다

물론 책으로 보았고 예전에 만들어진 영화도 있다는것도 알고 있었지만(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연한건 봤는지 안봤는지 기억이 도무지^^:)

롱 아일랜드 해안가에서 만 건너 데이지의 집 선착장의 녹색 불빛을 바라보는 겟츠비의 그 뒷모습

디카프리오는 걍~ 그랬는데 이 영화에선 꽤 근사했다 그도 연륜이 붙은건지

 

열두시가 넘어 끝난 영화를 보고 돌아와 씻고 누웠는데도 저 두 영화가 겹쳐지며 쉽게 잠들 수 없었다

14살 어린아이와 재혼을 위해 아내에게 이혼을 종용하다 결국 간통이란 누명을 씌워 잔혹한 죽음으로 몰고 간 이슬람 남자

한 여자와의 사랑에 모든 걸 쏟아 붓고 결국 비운의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한 남자

 

이 세상 모든 여자들은 물론 갯츠비같은 남자를 꿈 꾸겠지

물론 나도 ㅎㅎ

그런데 내가 뭐 데이지처럼 배경이 있냐 인물이 좋은가 매력이 있나

그래도 내겐 데이지 한테는 없는 순정은 있다 뭐~ㅋ

옆에서 코 골고 주무시는 내게 허락된 한 남자는 이런 날 여전히 몰라보고 소 닭 보듯 하는것 같고ㅋㅋ

에효~ 다래야 가자 금성으로 우리 갈 곳은 그 곳 밖엔 없는것 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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