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3년 3월 00일◈ 무의도 호룡곡산

binjaree 2009. 6. 15. 09:47

 

 

 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 내리기 시작하는 길로 나섰습니다
산으로의 길,오는 비를 멈출 순 없기에 오늘 하루는 핑계김에 젖어보자란 생각도 들더군요

추적이며 내리는 비 보다는 소낙비가 더 좋고 갈대숲에 이는 바람보다는 갈대숲에 불을 놓고 타는 불길을 보고프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난

아무래도 조금은 狂끼가 있나봅니다 아니면 씻어 낼것도,태워버릴 것도 차곡차곡 많음인지....후후~

 

버스에 탄 채로 잠진도에서 무의도를 향하는 배에 승선을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호룡곡산으로 향했습니다
어떤 이는 우산을,그리고 또 다른이들은 우의를 준비했지만 잡목우거진 산길로 접어드니 비가 그치더군요
선두팀에 섞여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합니다
유난히도 그 산엔 맹감덩굴이 많더군요


한시간도 채 안되서 바다가 보이는 능선에 섰습니다
썰물이라 그대로 드러난 바닷길을 걸어 건너 갈 수 있는 실미도가 코앞에 있었어요
팔자 드센 이 나라에 태어나 피어보지도 못하고 사위어간 젊음들을 떠 올립니다
하지만 오늘은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작은 섬은 바다 위에 조용히 숨을 죽이고, 바다는 뿌연 안개로 그 날의 피 맺힌 절규와 총성을 감추는군요....

230여미터의 국사봉 정상엘 오르고 다시 하산해 그만한 높이의 옆 호룡곡산으로 향하는 대열에서 이탈했습니다
그리운 바다......그 바다로 가기위해....


물이 빠진 해안선은 가물 가물 멀리도 나가 있길래 바닷가 모래언덕에서 하릴없는 시간을 보냅니다 호룡곡산으로 향한 일행들을 기다리며...

봄이라지만 옷깃을 파고 드는 바람은 시간이 갈수록 온 몸을 얼어붙게해 시산제가 시작되기까지 모닥불가를 떠나질 못했습니다
땔감을 주워오는 이들이 이쁘더라구요
작은 불꽃은 마른 가지 몇개를 올려 놓자 붉은 혀를 널름이며 살아났다가 다시금 얌전히 사그러들고....그러기를 수차례 드디어 사람들이 불가로 모여듭니다


태백도 아니고 지리도 아닌 이 자그마한 섬의 산신은 어디로부터 오시는걸까요?
산신을 불러모셔 진설한 제수품은 보잘것 없지만 성의만은 깊이 흠향하시고 부족한 우리들을 두루 살피사 올 한해의 무사산행을 돌봐주시길 기원했습니다

시간이 여유로와 주체측에서 섬 일주를 시켜준답니다

작은고개를 넘어가니 소무의도가 바라보이는 해변이 나오네요
고만 고만한 자갈들이 가득 덮힌 바닷가에서 작은 소라며 따개비들이 촘촘히 박힌 풍경도 보고,바다란 느낌도 별로 들지않는 서해바닷가도 잠시 걸었습니다


동네 뒷산 정도뿐인 높이로 그만그만 어깨를 가늠하고 서 있는 호룡곡산과 국사봉 두 봉우리와 세개 뿐인 해수욕장 두세개 마을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섬 무의도...
그 바로 이웃 영종도엔 신공항이 들어서고 신도시가 생겨지기 시작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있지만 아직은 개발이란 이름아래 밟히지 않아 옛 풍경 그대로인 작은섬이 이 모습 그대로 온전하길 빌며 발을 돌립니다

 

 


03   3 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