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njaree 2009. 6. 15. 13:16

올봄은 이른 추측인지 가뭄때문에 들녘이 타고있단 말은 안들어도 될것같습니다
하긴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내가 호언할수없는 일이지만 요즘은 비가 제법 자주 내리네요
어제도 종일 추적거리며 비가 왔었죠
백화점에서 자전거를 파는 알바를 하는 큰애가 처음 일을 시작할때 그러더군요 비오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니 엄마 기우제나 매일 지내라고....ㅎㅎ
지난주 내내 하루도 쉰적이 없어 내심 안스러웠고 일하는 아들두고 부모는 산으로만 다니니 미안했는데 눈을 떠보니 비가 오길래 잘되었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더니 정오가 채 안되었는데 회사측에서 연락이 오더군요
근처 하나로매장에서 오늘만 근무해달라나...
약속과 틀려 언짢았는데 아이는 군말않고 괜찮다면서 집을 나서더군요
아니 비오는 날 누가 자전거를 사러 나온다고...
그 몇푼되지도 않는 급료를 주며 참 알뜰히도 부린다는 생각에 맘이 편치않았어요
춥지않느냐며 전화를 해보니 천막이 잘되있어 괜찮다며 걱정말라고 하더군요
9시가 되어 돌아온 아이를 쫒아 방으로 들어가며
"추웠지? 밥은 먹었니? 어서 씻어라 엄마가 찌게데울께...." 라는 말을 건넸는데
소파에 앉아있던 남편이 "칫! 그넘이 가장인가? 내겐 한번도 그런적없으면서 아들 돈벌어온다고 그렇게 안타깝나 ?" 이러는 거에요
내 참 어이가 없어서..... 아버지가 질투할껄 해야지....
하지만 앉아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말은 사실이었거든요 본디 사근거리는거완 거리가 있고 고맙단 말 입으로 해야아나 란 주장과 별로 고맙단 생각 그리 깊게도 안했거든요 ㅎㅎㅎ

왜 남편이 내게 한 일은 나쁜것만 오래 기억에 남고 아들이 한 일은 행복했던 순간만 떠 올리게 되는건지.....
22살인 아들애가 49살인 제 아버지보다 훨씬 혈기왕성한 나이란걸 알면서도 매순간 남편에겐 덕을 보려고만하고 아들에겐 베풀려고만 하는건지...
어제도 여행혼자 다녀왔다고 삐진척 입내밀며 남편지갑에서 5만원 챙겼다가 보는데서 아들에게 3만원을 주었거든요
황태랑 오징어 사오랬더니 오징어는 안사왔길래 그 명분으로 빼앗은건데....
강도냐 뭐냐 그러길래 신고해!! 라며 배내밀었는데.....ㅋㅋ
아들은 보내야할 남자(?)고 어짜피 평생 나와 할 사람은 남편인데...
넘 원초적으로 행동하는 내 행동거지를 수정해야할텐데...
소파에서 티비를 주시하고있는 남편의 얼굴을 바라보자니 "에구 그래 엄마(시어머님)도 없는데 나라도 챙겨줘야지 ㅉㅉ..."이란 속생각이 들었지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