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월 00일◈ 계방산 2
2 주만에 다시 계방산을 찾았다
이번 산행계획을 미리 알았더라면 궂이 지난번 둘만의 산행을 나서진 않았을텐데...
다녀온 곳 이라며 망설이는 남편도 이해는 되었지만 난 일요일 둘이 얼굴 맞대고 하루를 지내기가 산행을 하는것보단 더 힘들기에 가자며 남편을 설득했다 덕분에 회비도,밥값도 내가 다 지불했지만...^^
눈은 지난번보다도 30cm 이상은 더 쌓인것 같았지만 그리 춥지않은 날씨탓에 상고대는 없었고 약한 황사가 있는지 조망도 좋지 않았다
모르겠다 가까운 북한산도 있는데 그 먼 곳을 보름만에 다시 나서야 했는가는...
가까운 북한산이나 다녀오자는 남편말이 5%라도 신빙성이 갔다면 아마 어제 산행은 포기했을수도....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산에도 사람들이 넘쳐났다 러셀되있는 길은 늘 한사람만이 걸을만한 좁은길이라 어쩌다 운두령 방향으로 하산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여지없이 길은 지체되었다
상고대도 기막힌 조망도 없었지만 목화송이마냥 가지마다 눈을 달고 있는 숲을 바라보면서 걷는길은 힘이 들어도 정체가 되어도 난 좋기만 하드라 난 언제나 산에서 제일 행복하니까...
일행이 준비한 홍어와 과메기를 안주삼아 소주도 한잔 받아마셨다
평소에는 거의 독약처럼 느껴져 입에 안대는 술인데도 설탕물인양 달고 맛이 좋았다
관광버스 수십대가 부려놓은 사람들이라 오름길도 하신길도 좋은계절 북한산만큼이나 대단한 인파였다
비닐장판조각을 들고 썰매를 타던 사람에게 눈세례도 맞고...
참 별일 아닌데도 입속에까지 들어간 눈때문에 짜증이 났었는데 일부러 날 기다라며 서 있다 사과를 하는 그 사람에게 "됐어요" 라는 말만 내 뱉은게 내내걸린다
산에서는 산처럼 마음이 여유로와야 하는데 산에서만은 공주(?)처럼 떠받들어주는 남편이있어 내가 공주라도 된 양 순간 착각을 했었나보다^^
암튼 한번맞은 눈세례인데 내려오다보니 장갑속에도 윗옷 주머니에도 눈이 들어있어 피식 웃음이났다
"덕분에 시원했어요" 라고 웃으며 말해주었다면 좋았을텐데....
영동고속도로는 여지없이 만원이고 비좁은 버스안은 불편했지만 그래도 집에서 보내는것보다는 사는 맛이 나니 바람이 들어도 단단히 든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