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잡담 2004.03.04

binjaree 2009. 6. 16. 15:02

엊그제 밤,이리저리 채널을 돌리다 특집으로 방영되는 475세대를 위한"7080 보고싶다"란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이젠 기억마저도 가물거리는 이름과 얼굴들이 화면에 비춰지자 한순간 그 시절로 돌아간듯 순간 말못할 감동이 밀려 왔었습니다

 

내가 나이를 먹었듯이 그들도 예전의 그 모습은 아니었지만 우리들이 좋아하며 즐겨부르던 노래가 나올때마다 작은소리로 따라 부르며 마음은 스무살 그 시절을 헤매고 있었지요

내 스무살..... 한없이 암울하기만했던 그때가 그리운건 그땐 그나마 허튼 꿈이라도 꿀 수 있는 나이였기에겠지요
쉽게 포기하며 좌절하고 용기없어 주저앉고 온통 사방이 벽인듯하여 고통스럽던 그 시절이 그립다니요


남편과 아들이 옆에 있었는데도 왜 그리 우울해지던지....

힘겨운 스무고개를 넘을때 내 곁에서 내 위안이 되었던 친구는 책과 라디오였습니다
안으로 안으로만 칩거하며 웅크리며 조금씩 죽어가고 있었는지도...
아니 얌전히 죽어만 가고 있었으면 되었는데 가족에게는 날이 선 칼날같아서 누군들 날 건드리면 상처를 입혔었는데...

세상의 온갖 고통은 다 끌어안은 듯 어둡고 날카롭기만 했던 내게,
내가 속할수 없었던 그 밝은 세상에서 들려오던 노래가 위안이 되었다는건 그만큼이나 간절히 그 세상에 속하고 싶었던거겠죠

 

모든걸 접으며 포기하며 눈감으며 이른 결혼과 함께 내 스무살시절 아니 청춘을 접었었지요
그렇게 헛되게 보낸 시절이기에 더 그립고 아쉬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어둠이 싫어 밝음만을 무척이나 좋아하는지도...

 

 곁에 있던 작은아이에게
"쓸데없이 흘러보낸 그 스무살이 너무 아쉽다 넌 나같은 우를 범치말고 무엇을 하던 열심히 살아라 다신 오진않는다 적극적인 생활로 다양한 경험을 해봐라"
라는 말을 했더니
한단말이 "다 취향일뿐.." 이란 말을 하네요

하고싶었고 누리고 싶었고 겪어보고 싶었던 참 많은데도 할 수 없었던 나와
늘 기회를 주는데도 시간의 태반을 디아블로로 시간을 죽이는 별로 하고 싶은게 없는 내 아들....참 각양각색 청춘의 모습입니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