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4년 3월 20일◈ 도락산(964m 충북 단양)

binjaree 2009. 6. 16. 17:49

도 락 산(道樂山)(964m) 

 

 ◈산행일자 : 2004년3월20일(토)/위치:충북 단양군 단성면 

 ◈산행코스:상선암대웅전 뒷편 등로(10:10)→상선삼봉→형봉→삼거리안부→신선봉→정상(3.7km 12:40)→신선봉→삼거리안부→채운봉→검봉→큰선바위→시민골→상선암휴게소(3.7km 3:00)

 ◈산행인원: 필자외 3명 

 

  무박이일의 남도여행 끝이라 아직은 채 어둠이 가시지않은 이른새벽에 울리는 알람이 영 부담스럽지만 약속시간을 맞추기위해 미련을 떨구고 일어나 바쁘게 준비를 한다

미적이며 떠날줄 모르는 졸음끼는 차창을 열어 찬바람을 불러들여도 소용없이 고개를 떨구게 만든다

그러나 어쩌랴 운전기사와 가이드로 철저한 분업(?)이 이뤄지고 있으니 길안내를 똑바로 해야할 처지인걸...

천근만근 무거운 눈꺼플을 뭐라도 받치고 앉아 있어야지^^

 

단양으로 접어드니 야속한 졸음끼는 그제서야 떠난다

햇살이 제법 퍼져 그 깊은 골짜기에도 봄빛은 완연하고 단양팔경 명성에 걸맞은 계곡은 명경옥수에 겨울을 실어 흘려 보내고 있다

 

와하! 봄이로구나 지난 몇계절을 기다려온 너 봄,봄이로구나~♬

 

상선암을 찾아들어 식당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대웅전 뒷편 등로로 접어든다

놀매~쉬매~형인 내 산행스타일은 언제나 무시되게 마련이어서 서두르는 일행들을 앞세우고 뒤로 쳐저 처음부터 무거운 발걸음을 옮긴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나 아기자기 바윗길이니 그나마 수월하다 바위와 어우러진 소나무가 분재마냥 자라고 간간히 제 명을 다한 고사목도 등로의 풍경을 한층 더해준다

그 풍경들을 눈에 가슴에 담으며 핑계낌에 숨을 고른다

공룡능선을 닮았다더니 험로는 없었고 월악국립공원에 속한 산이라 이정표며 등로도 잘 정비가 되있어 어려움은 없었다

이때까지 우리가 검봉 채운봉으로 가는 그 등로를 오르는줄만 알았으니....ㅡ.ㅡ;;

 

아기자기 등로가 재미있어 별로 볼게없다던 왼편 하산로를 버리고 내궁기마을로 내려가잔 의견이 나왔었으니까...

그러면서 선바위를 언제 지나쳤을까하는 의구심이 들긴 했는데 삼거리안부에 다달을 즈음 그건 착각이었단걸 알게 되었다

우리가 오른길은 하산로로 염두에 두었던 상선상봉과 형봉을 지나는 지도상에서 왼편 등로였던것...

아니 이럴수가 우린 분명 오른편으로 올랐었는데 어찌된거지?

 

삼거리 안부를 지나 마른적이 없단 웅덩이를 지닌 신선봉에 선다

확트인 발아래로 우리가 오르려던 채운봉길이 보인다

오르내리막이 계속 교차되나 아기자기 너무 재미있어 보인다

초입에서 길을 잘못든건 분명한데 내려가보면 알게되겠지

내궁기로 내려서서 여차하면 택시라도 불러 차를 세워 둔 곳까지 가려했는데 채운봉으로 내려서게 되었으니 오히려 참 잘되었다 생각하며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서 허술하게나마 건너편 진대산 황장산 투구봉 소백산등을 찾아본다

아스라히 천문대가 보이니 소백산은 틀림없겠지

 

질척여 조심스러운 길을 내려서서 다시 신선봉으로 향한다 가물 가물 사람들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채운봉쪽 등로가 궁금하다

상선상봉으로 오르면서도 공룡의 등줄기라며 좋아했는데 도락산의 핵심경관은 어떨까싶어 가벼운 흥분까지든다

가볍게 볼 수 없는 구간이 간간히 나왔지만 시설물이 되있으니 별문제는 없었고 그 긴장감을 즐기며 내려선다

두고오는 풍경이 아쉬워 돌아서서 한참씩을 바라보며...

겨울엔 제법 위험할 구간이지만 바위와 어우러진 소나무들이 국립공원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절경이었다 지나친줄 알았던 큰선바위와 작은선바위는 거대한 덩치로 경이롭게 서있었고..

시민골 계곡에 걸려 있는 다리를 건너 묵은 고추밭을 지나 마을로 접어든다

집앞에서 나생이(냉이)를 사라시는 할머니의 검은얼굴이 안스러워 한봉지 사들고...

 

다시 출발지점에 서고보니 우리가 처음 보았던 오른편 산아래를 돌아가던길이 채운봉으로 향하는 등로였었다

우린 그 위 식당앞에 주차를 하는바람에 상선암 대웅전 뒷편길로 올랐던것이고...(그 길도 우측으로 나 있었다)

착각을 한 상태로 오른 산이었지만 덕분에 수월했다

어짜피 그 두 길을 밟을 요량이었으니 아쉬울것도 없었고...

언제나 기대이상이었던 충북의 산들,하루의 짧은산행으로 언제 다 밟아볼런지는 요원하지만 도락산 절말 짱!! 이었습니다^^

열렬한 산매니아로 이제 준산꾼임을 자처하시는 우리팀 동행에게 직장동료가 그러더란다

 "솔직히 말해봐요 늘 산이 좋기만한것은 아니지요? 힘들지요?"

그에게 우리의 대답을 보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발목엔 추라도 매단듯 무거울때도 있지만 산은 언제나 좋기만 하드라고,

능선에서 맞는 세포에까지 미칠것같은 바람맛을 아느냐고,

이 달콤한 공기를 맛본적 있느냐고,

작으면 작은대로 높으면 높은대로 갖가지 보물같은 절경들을 숨겨놓은 우리 산의 그 아름다움을 당신은 아느냐고...

언제나 우리의 수고로움에 비해 그 몇곱을 보상해주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 궁금치도 않느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