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njaree 2009. 6. 18. 13:39

어제부터 산책길을 호수공원에서 고봉산으로 바꿨다
며칠전 호수공원 그 코딱지만 언덕을 오르면서도 헥헥 거리는 내가 한심해 그나마 산이란 이름을 가진 고봉산이 훈련삼아 나을것 같아서...(15분 정도면 거의 다 올라가는 산이 무슨 훈련이 될까마는..)

가기전엔 주방 창으로 멀리 보이는 그 곳 까지 혼자 언제가나 망설여졌지만,
막상 길을 나서니 그리로 향하는 다른 이들도 있었고 그들의 뒤를 따르니 좋은 지름길도 알 수 있었다
역시 오르막에선 옆에 누가 있으면 민망하리만큼 헥헥 거렸고 땀은 거의 비오듯 쏟아지는데 그 역시 한심한 노릇..ㅡ.ㅡ;

그래도 명색이 산이라 호수공원 그 햇볕에 노출된 길보다 그늘이 있어 좋았고(동네를 질러갈땐 그것도 아니지만...)호수공원은 혼자 걸으면 진력이 날 만큼 지루한데 거의 같은 시간이 소요되면서도 덜 지루한 느낌이라 좋았다 난 역시 산이 좋아라 ㅎㅎ

 

산에서 돌아오는데 동네 도로가에서 여자 둘이 큰칼(거의 부엌칼^^)을 꺼내 나물을 뜯고 있다
과도를 갖고 나오던지 하지...도로 옆 잔디속에 난 나물은 나물 뜯는걸 좋아하는 나도 싫은일인데 그네들도 봄을 즐기고픈게지...하긴 호수공원 그 호숫가에서도 뭐가 있다고 그러던데 나 하고 같은 "과"들인가보다


어릴적 이 맘때 쯤이면 한번씩 월담(?)을 감행하곤 했는데 그건 내가 들로 쏘다니걸 극히 싫어했던 엄마 때문이었다
내가 고운것만 좋아하고 우아떨며 살아주길 바라셨는지 모르지만
동네 아이들과 나물 캐러 간다하면 일언지하 묵살하고 못나가게 해서 어린맘에 속이 상하곤 했었는데 아이들이 담 밖 에서 불러대면 살그머니 부엌으로 숨어 들어가 창칼과 바구니를 챙겨 담을 넘어 달아났었다(엄마가 바라는 공주과로 나으셔야지 선머슴같은 딸을 두시곤..ㅎㅎ)

나물이야 얼마나 했었겠냐만 들녘에 가득하던 봄기운만큼은 충만하게 받아왔겠지
바구니에 담아온 나물들은 여지없이 엄마에 의해 버려졌고
들에서 보낸 시간만큼 꾸지람을 들은것 같다
"계집애가 봄볕에 시커멓게 그을리면서 왜 시키지 않는 짓을 해!"

피부가 하얀 자식들이 소망이던 엄마는 사위는 도시락 싸갖고 다니며 술 안먹는 놈 피부하얀 놈을 고른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는데 백옥같은 피부를 갖지 못한게 우리탓인가

어린게 해온걸 그렇게 버린다고 할머니 다시 가져다 다듬어 놓으면 드센(?) 울엄마도 할 수 없이 반찬으로 만들어 주셨는데 그때의 냉이무침은 왜 그리 맛있던지..

이젠 말리는 엄마도 곁에 없으니  버젓이 대문(?)으로 나가 나물하러 가지만
난 그저 봄기운 가득한 숲이 좋을 뿐...
그녀들 때문에 잔디속을 유심히 보니 냉이며 쑥 등도 보이고 꽃다지와 민들레 제비꽃은 이미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어제 작은애 새 컴퓨터를 내가 망가트렸다ㅡ.ㅡ;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했는지...에휴~
보고 또 본 영화를 또 보다가(닥터 지바고)오마 샤리프의 그 멋진(^^*)얼굴을 복사하고자 곰 플레이어를 멈춰놓고 오른쪽 마우스를 클릭했는데 그 순간 내가 띄어 놓았던 창들이 올 스톱..

에이~모르겠다하고 그냥 컴을 껐다 켰는데 아에 인터넷이 시작도 안된다
안전모드 뭔 모드 시키는대로 다 했는데도 안되고...
밤늦게 들어온 아들말이 바이러스 먹어도 제데로 먹었다고 프로그램 새로 깐거 있느냐고 묻길래 그건없으니 아니라고 했는데 오마 샤리프 얼굴 복사할려다 그리됐단 말도 못했다 ㅎㅎ

큰애방에 18인치 이 모니터도 아무 문제 없었지만
사람이 간사해서 작은애가 들여온 24인치인가28인치인가 그 새 모니터는 얼마나 좋은지 며칠 그거 이용했다고 이건 작고 답답하니 원..
그나저나 거기에 아들애 과제가 들어있었다는데 어쩜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