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njaree 2010. 10. 4. 09:24

  

 

  게와 잔 새우를 잡은 배들이 물때에 맞춰 입항 중

 

 개펄에 물이 들어오고 있다 다리는 강화로 가는 초지대교

 

 ★ 김포 들녘이 누렇게 변하고 한강 변에 제법 가을 색이 느껴질 때면 게를 사러 김포 대명포구에 가곤 한다

처음 그곳에서 어부들이 잡아온 게를 직판한단 이야길 듣고 가보았는데

이렇게 가까운 곳에 바다가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었다

내게 바다는 늘 먼 곳이었으므로...

 

처음 그 시끌벅적 소란한 시장에서

'값을 깎아봐야지 아님 몇 마리 더 달랠까?'

이런 얕은 흥정을 꿈꾸었는데

리어커로 게가 담긴 플라스틱 바구니를 끌고 들어오던 어부를 보곤 흥정은커녕 말문이 막혔었다

40대 초중반쯤으로 보이던 그 남자

검게 그을린 피부는 그가 어떤 환경에서 일하는지를 말해줬고

건장했으나 눈이 쑥 들어가게 지쳐 보이던 그의 모습은 바닷일의 고달픔을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었기에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하면

"이 여편네야 당신 남편도 그렇게 힘들게 벌어오는 거거든" 이란 말을 하겠지

 

먹고 사는 일이 눈물겹다

풀을 뜯어 먹거나 열매를 주워 먹거나 그 딱딱한 게의 껍질을 잘라내며 속살을 맛보는거나

사는게 뭔지 다 남의 생명을 취하는 일

이런 생각은 씁쓸하다

생각의 꼬리가 삼천포로 빠지는걸 보니 가을이 깊어가나보군

 

 

 

 

 

 

 

 ★ 남편의 속초 출장길

워크숍에 동행했던 직장 동료 아가씨와 다녀온 흘림골의 가을이다

아가씨를 강조함은 아저씨였으면 아마 가지 않았을테니 ㅋㅋ

올해 보지못한 금강초롱을 찍었군

내가 똑딱이로 찍어도 저보단 낫겠네 ㅉㅉ

 

 

★ 이곳저곳 웹서핑 중에 이 남자의 자격 이야기를 보았었다 물론 tv에서 본적도 있지만

저 프로그램이 하필이면 딱 저녁 준비할 시간이라 늘 제대로 본 적이 없는데

사람마다 눈물을 함께 흘릴 만큼 감격스러웠다고 해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는데 아까 재방송을 하기에 지켜봤었다

'열심히 했네 다들 시간도 내기 힘들 텐데 모여 저렇게 땀을 흘려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었군'

이런 마음으로 지켜보다 결국 나도 눈물이^^

레슬링 선수라던가 그 남자가 울며 하던 말

꼭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는데 이렇게 기회가 되어 하고 싶은 일을 해서 너무 행복하단다

에고 얼마나 간절했으면

가지 못한 길의 아쉬움이 절절히 느껴지드라

"두갈래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꿔 놓았다..."

 

그들이 부르던 넬라판타지아도 좋았지만

내 귀에 들어온건오랜만에 듣던 만화주제가 모음

내가 좋아하는 빨강머리 앤, 개구리 소년, 미래소년 코난 등의 노래였다

아이들이 어릴적 아이들을 핑계로 갖가지 애니메이션을 빠지지 않고 섭렵했으니 참

난 지금도 만화 아니 애니메이션이 참좋다

특히 미야자키 히야오 감독거면 뭐든지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마녀 배달부 키키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벼랑위에 포뇨

모노노케 히메

 

이 작픔들의 몇은 보고 또 보고 그런것들*^^*

마루밑 아리에티를 못보았네 심심한 휴일 그거나 찾아봐야겠군

내가 혹 피터팬신드롬? 이건 분명 아닌데 ㅎㅎ

 

 

★ 일요산행이 펑크난 토요일 밤

늦은 밤까지 돌아오지 않던 큰애를 기다리며 하릴없이 tv채널을 돌렸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 볼 것도 없고해서 공짜로 시청중인 Btv를 켰는데 여기도 딱히 볼 것 없고

일본문학... 이런 제목으로 된 드라마가 있기에 뭔가 하고 틀었었다

다자이 오사무의 어린시절 기억을 극화한 "황금 배경" 이란 걸 보는데

옆에서 퍼자던 우리집 강아지 문득 tv화면을 바라보며 미친듯이 짖어대네

남들 다 자는 오밤중이라 얼른 채널을 바꿨었다

채널이 바뀌니 잠잠해졌고

짖는 소리가 너무 크니 작은애는 뭔일인가 나와보고

다시 그 방송을 켜니 또 흥분해 짖는다 한번도 이런 일 없었는데

이런 일 커녕 tv엔 관심조차 없었다 언젠가 닭 울음이 들리니 귀 쫑긋 세우고 시선 잠깐 고정했던거 외엔

주인공과 친구가 움직이는 특별한 장면도 아니었는데 뭘 본걸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