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조봉에서
풀잎에 맺힌 물기를 걸음으로 털어내며 이른 아침 산길을 간다
고개를 넘어 능선을 지나
잡풀 가득한 무덤가를 스치고
오래 자란 솔숲 골짜기를 거쳐 비조봉으로
비조봉에 오르니 점점 섬들이 바다에 박혀 있다
해무(海霧)는 섬의 뿌리를 감춰
마치 섬들이 천공(天空)을 떠도는듯 보이게 하지만
저 섬들이 바다 위 조차 부유하지 못한단 것을 누구나 알지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고 그 섬에 가고 싶은 시인도 있지만
실은 우리 모두 저마다 섬인 것을
솔섬, 대섬, 돌섬, 풀등, 외딴섬 ...
등 너머에
해국(海菊) 피고 지는 벼랑이 있는지
종일 게들이 숨바꼭질하는 갯벌이 있는지
해당화 저리 고운 흰 모래 해변이 있는지
거센 파도를 견디어 퍼렇게 멍이든 바위가 있는지
서로의 등 뒤에 무엇을 지녔는지 알지 못한 체
그리움 겹으로 쌓여 날로 야위어가도
건너 섬에 닿을 길을 서로 모른다
가끔
포말에 안부를 실어 보내고
섬 사이를 오가는 갈매기들이 지껄이는 풍문에나 귀 기울이며
서로에게 닿지 못함에
긴긴 밤이 진저리나게 쓸쓸해져도
그들의 뿌리가 잇닿아 있음을 알리도 없다
바다를 건너는 꿈에 지쳐 길게 누운 섬
밤새 그들의 뒤척임에 바다도 잠 못들어
깊은 숨 토해 내 짙은 해무 만들고
겹겹 외로움으로 수척해진 몰골
낯선 이방인에겐 들키지 말라고
해무는 이 아침 저리도 바삐 섬을 덮나 보다
출발!
문갑도(앞)와 선갑도 그리고 서포리
시종일관 길은 순하고 솔향기 짙은 편한 길이었어요
용솔나무
이개해변을 줌으로
운주봉에서의 휴식
운주봉 내림길에서 보이는 비조봉과 정자
해무의 노님을 즐기던 무념무상의 시간
해무에 덮이는 먹도
클릭시 원본 사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소야도쪽 뒤론 이작도와 승봉도가 있답니다
문갑도와 선갑도
감투바위쪽을 줌으로
진리로 하산
종루에서 맑은 종소리가 쏟아질듯한 참 정겨운 예배당(진리 성당)
해안가를 걸어 도끝부리해안 산책로로
그 진입로
잠시 다시 올라
바다를 즐기며 가는 산책로
멀리 비조봉이 보입니다
우리가 탄 배가 들어왔던 도우선착장
건너 소야도
으름
남은 생선통조림 길냥이에게 기부하고(순전 제 멋대로^^*)
우리를 인천으로 데려다줄 코리아나호가 들어옵니다
★ 코스 잿배기고개 ㅡ 기지국철탑 ㅡ 용솔나무 ㅡ 운주봉 ㅡ 비조봉 ㅡ 진1리 ㅡ 덕적초중고교 ㅡ 도끝부리해안 산책로 ㅡ 도우선착장 ㅡ민박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