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 2013년 5월 21일 서리산(경기도 남양주시)

binjaree 2013. 5. 21. 20:15

 

 

▣ 화요일, 국망봉의 피로와 근육 뭉침이 채 풀리지도 않았건만 산행을 감행한다

일찍이 무언가에 이런 열정을 가졌었더라면 삶의 모습이 달라졌을까? 는 아니고^^*

공사다망(?)한 친구와 시간을 맞추기 위해 우리의 산행일을 화요일로 정한 거고 지난주 약속을 내가 못 지켰으니 그냥 감행한 것뿐

 

수도권 인근에 철쭉 명산이란 명성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제철에 올라보기는 처음

작년 친구들과 산행때 제법 굵은 철쭉 군락이 있는걸 보고 꽃이 필 때 다시 와야지란 마음이 들었기에

두어주 전 부터 다른이들의 산행기를 살피며 개화 상태를 가늠했었다

시기는 아주 잘 맞춘 셈 그러니 평일이어도 고려산 못지않은 인파다

안 그래도 무거운 몸은 시작도 전에 사람에 치여 지치고 뜨거운 햇살에 그만 시들시들해진다

배낭도 버겁고 무릎도 시원찮고

게다가 뭔 효도를 보겠다고 세 여자가 다 강아지를 지참(?)했으니 다른 분들의 눈치도 보이고

 

출발하기까지 망설였었다 전날 휴양림에 전화해 강아지와의 동행이 가능한가 문의하고 가능하단 답을 들었었지만

제 발로 걷기는 해도 아기 하나 데리고 다니는 것처럼 신경이 쓰이고 피곤한 일이다

종일 아무도 없는 집안에서 시무룩하여질게 안쓰러워 동행을 결정하지만 잘하는 짓일까란 생각을 떨칠 순 없다

그저 다래의 시간이 얼마일지는 모르나 나하고 함께 하는 동안 그 작은 목숨이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

함께한 친구의 강아지는 웬만한 진도개만 하니 더더욱 좌불안석

하지만 유기견을 데려와 덩치가 크단 이유로 산책길에서나 동네에서 비애견인들의 온갖 눈총을 견디며 잘 보살피고 있는 친구가 참 예쁘다

 

각설하고

서리산의 철쭉은 곱디고왔다 눈 부시게 환했고

철쭉 터널을 지날 땐 신음같은 감탄사가 절로 나왔지만

고려산처럼 여간 시끄러운게 아니어서 다시 오게된다면 새벽에 와서 사람들 붐비기전에 내려가야지란 마음이 들더라

사람이 붐비는 산은 어디든 피곤하다 북한산도 그래서 망설이는데

 

새로 돋을 땐 갖가지 연둣빛으로 알록달록 마음을 사로잡던 숲은

이제 짙은 초록을 향해가며 한가지 색으로 통일되었다

그나마 아직은 초록이 아니니 위안을 받는다 초록은 여름 연두는 봄이니까

 

허리를 똑 바로 펼 수 없어도

시큰거리는 무릎때문에 내딛는 걸음이 조심스러워도

땀은 등에서 도랑이 되어 흘러도

이렇게 마음에 멋대로의 금을 긋고

봄날 봄 숲을 헤맨다

 

아직 내 봄은 다 가지 않았으므로

아니 차마 내려놓지 못했으므로

 

 

 

 

고추나무

 

 

미나리냉이

 

 

다른분들께 폐가 될까싶어 일부러 이 길을 택했다 그나마 인적이 드문 임도

친구와 차우가 올라오고

 

 

J씨와 은발이도

 

 

임도전망대에서 보이던 풍경

 

 

                    임도전망대에서 보이던 축령산

 

 

임도전망대에서 보이던 서리산

 

 

 

 

 

 

 

 

쥐오줌풀

 

 

능선으로 가기위해 임도를 버리고

 

 

도로같던 축령산과 서리산을 이어주는 능선길

이제 오가는 사람이 부쩍 많아져 신경이 쓰이고

 

 

 

 

 

                                      홀아비꽃대

 

 

 

 

 

 

 

 

평일임에도 북적이던 서리산 정상

 

 

 

 

 

 

 

 

너희들의 시간도 행복했기를

 

 

 

 

 

 

 

 

 

 

 

 

 

 

 

 

 

 

 

 

 

 

 

한반도 지형이라는데

 

 

 

 

 

 

 

 

 

 

 

 

이렇게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다

은발아 다래야 늬들도 좋았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