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7월 6일 곰배령(강원도 인제군)
지난 6월 24일(20일 신청하는 게 정석이었는데 이번 달은 24일로 바뀌어 있었고)인터넷으로 신청해 둔 곰배령엘 갑니다
10시 입장으로 신청해놨으니 5시 반 일산을 떠나
장마철, 그나마 비가 안 오니 다행이었지만 아무래도 잘못 날짜를 잡았단 생각이 들던 길었어요
곰배령이야 야생화 보러 가는 곳인데 가보고 싶단 마음이 앞서 여름꽃이 이르단 걸 뻔히 알면서도 이 날짜로 잡은 게 아쉽더라는
곰배령이란 이름을 처음 접한 건 아주 오래전 읽었던 여성산악인 남난희 씨의 책 "하얀 능선에 서면" 을 통해서 였을 것 같아요
진동,조침령, 단목령,설피밭,구룡령...등의 지명들도
내가 북한산 정상은 전문 산악인이나 가는거려니 했던 시절^^ 왜 그 책이 그렇게 마음을 잡은건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아직 백두대간이란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전 우리가 배운 대로라면 우리 국토의 등줄기였던 태백산맥을
겨울에 젊은 처녀가 최초로 홀로 종주한 기록을 담은 책이었는데
얼마나 그녀에게 빠져들었던지 내가 생애 최초로 팬레터라는 걸 써보려고 마음먹었던 사람이었습니다 ㅎ~
책에 있던 그녀의 주민 번호로 남편에게 주소 좀 알아 달랬다가 핀잔만 듣고 접었지만^^*
그녀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했지만 그렇게 그녀는 잊혀졌고
수년이 흐른 뒤 어느 날 문득 티비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곤 참 기뻤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지요(그녀의 책 "나는 낮은 산이 좋다" 를 통해)
어쩌면 우리나라 최초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여성 산악이 될 수 있었을 산 같은 그녀가 어떻게 살든 행복하길 빕니다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은 나와는 달리 그녀는 거의 해탈의 경지에 든 것 같아 걱정은 안 들지만 ㅎㅎ
각설하고
곰배령은 딱 내 생각만큼이었습니다
너무 유명해 인적은 끊이지 않을 것이고 편한 길이고 야생화는 드믈 거란 예감대로
예약하느라고 컴 앞에서 열 받으며(한꺼번에 한달 예약을 받으니 동시접속자가 넘 많아 그런 거라네요 지리산이나 설악산 산장 예약 만큼이나 힘들었어요)
보낸 시간이 아깝더라구요 ㅡ.ㅡ;
그래도 언젠가 가봐야지 했던 길 다녀왔으니 원 풀었습니다 ㅎㅎ
오가는 길 오르내리막이 거의 없다시피 한 수목 우거진 산길이라서 여름 산행지로도 좋았고
남편은 우리의 산행지가 아주 적절한 방향으로 진행돼간다며 좋아했고(쉽고 편하다고^^*)
바람 시원하고 계곡 물소리 청량했지만 여전히 땀은 쉴 새 없이 흘렀던 여름날의 짧은 산행 스케치
아타 김의 캔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