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詩

習作

binjaree 2014. 2. 13. 02:35

 

 

習作

 

 

 

 세상의 모든 말에게서 도망쳐 빗장을 닫고

이미 사윈 불씨를 찾고자 허옇게 식은 심장을 뒤적인다

 

괴발개발 서툰 시침질로 잇던 행간마다 잔뿌리는 늘 뱀발마냥 자라나고

단장을 위해 뻗어 보던 나태한 촉수들은 제풀에 주눅이 든 채 갑골 속으로 되 숨는다

 

ㄱ,ㄴ,ㄷ,ㄹ...

미완의 창을 지닌 기차는 쾌속으로 달아나고

봉제선을 비집고 나온 뇌수는 창백한 채 시들하다

 

내 안에서 생성되었으나 이미 나를 넘어서는 것

침향(沈香)의 맛을 지닌, 

오래도록 음미해도 마음이 환할 한 문장 얻고 싶어

잿빛 생을 더듬어 겨우 심지 하나 세웠으니

친절한 이여 한 개비의 성냥으로 날 좀 밝혀다오

겸손한 혀를 조심스레 내어 보이나 대체로 얹혀지는 건 한 움큼의 쓴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