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승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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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7일 수요일
★코스; 장수대(해발494m) ㅡ 대승폭포(780m) ㅡ 대승령(1210m) ㅡ 서북능선 귀때기청봉 방향으로 1km 남짓 진행하다 돌아 옴 ㅡ 역으로 장수대 하산
대승령까지 2.7km 왕복 약8km
더 늦기 전 서북능선이 걷고 싶었다 그러나 몇 해째 지속되는 불면증으로 단 10분도 눈을 붙이지 못 한 아침은 컨디션이 영~ 걸음을 떼니 어지럽기까지하다
사정이 이러하니 한계령에서 귀청까지만 다녀 오자 했더니만 그렇게 갈 거면 안 간단다 한계령에서 귀청까지 올랐다 다시 그 길로 내려오기가 아깝다나
웃겨~ 거기까지가 4km고 귀청에서 장수대로 하산하려면 9km 가까이를 더 걸어야 하는데
늦잠을 못 자 마뜩잖은 기색이 역력한 기사를 대동하자니 이것저것이 불편하다 췟! 디러워서~^^
장수대 앞에서 설왕설래하다 제일 쉬운(?) 코스를 제안하니 조~ㅎ단다 속 보여~~ㅎ
이리하여 그는 제 꾀에 지가 넘어가고 말았다 덕분에 나까지
오래된 기억으론 대승폭포까지만 오르막이 심했던 것 같고 거길 지나면 촉촉한 숲 사이 흙길로 완만하게 대승령에 당도했었던 것 같은데 웬걸
(오래전 여름휴가 때 아이들과 이 길을 올라 십이선녀탕으로 하산했던 기억으로)
대승폭포까지는 무지막지한 계단의 연속이었고 거길 지나치면 발바닥에 불나는 가파른 돌길로 대승령까지 쭈~욱
내 속셈은 대승령도 서북능선이니 보고픈 꽃이 있을 줄 알았다 슬쩍 안산까지만 다녀오자고 나선 길인데
뒤따라와 우릴 앞지르던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분께서 갈림길에 머무르시며 등산객들을 통제하고 계셨다
대승령 도착시간이 12시가 넘으면 서북능선으론 보내지 않는가 보다
"지금 그리로 가시면 안 돼요 한계령엔 어두워야 도착할 거에요" 라고 말리시길래
복날 아주 기~ㄹ게 혀 빼문 개처럼 헐떡이던 난
"가라 하셔도 못가겠어요 힘들어서, 저기 보이는 저 봉우리까지만 갔다가 돌아올 거예요" 말해줬다 ㅋ
엄청~ 순진한(?) 우리집 그분께선 길목을 지키는 직원분께
"안산 갔다 오면 안되나요?" 라고 물어주셨다 내참~몰래 금줄을 넘으려고 했던거고만
직원분은 깔끔하게 한 마디로 똭~ "안됩니다" ^^
꽃은커녕 가뭄으로 흙먼지 폴폴 날리는 길이었다
대승폭포로 가는 물줄기는 바닥을 보이고 조금 고인 곳엔 하루살이만 버글거렸고
오가는 이 거의 없던 평일 설악산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 그곳에 오르셔서 홀로 산에 머물던 그분을 뒤로 하고 내려오자니 저 직업도 참 쉽지 않겠구나 싶어 마음이 그랬다
보고팠던 꽃, 나도옥잠화와 참기생꽃은 내년을 기약해야 할 듯ㅠ.ㅠ
어제 하산하며 볼 맛도 별로 없는 이 지독한 길은 다시 올 일 없겠구나 싶었는데
하룻밤 잘 자고 나니 종아리야 똘똘 뭉쳤지만 철없고 대책 없는 우리 두 중늙은이들은 또다시 서북능선을 운운한다 아마 반대로 걸어가면 갈 수 있을거야 더 늦기 전에 라며
과연 그 꿈 이룰 수 있을까? ㅎ
가파른 계단과 다 이런 돌길
한계령으로 가는 도로
주걱봉을 줌으로
한계령 도로 건너로 보이는 가리산 그리고 뾰족 주걱봉
가뭄에 모기오줌만큼 물이 떨어지던 대승폭포
대승령에서 약1km쯤 더 간 지점 가파른 계단을 올라 우측 암봉에 올라보았다
그 암봉에서 보이던 귀청 방향
용대리 건너편 방향
가리산 방향
대승령, 안산방향
아래 움푹한 지점이 십이선녀탕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