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njaree 2016. 4. 20. 21:07


애기송이풀



물어 물어 찾아왔소~ 그 님이 계신 곳을~~♬

차가운 강바람만 몰아치는데~ (켁!! 이건 아니고 ㅋ)

그저께 나섰다 실패한(?) 애기송이풀 군락을 찾아 다시 나섭니다 이웃 블로거님의 도움을 받아서요


그렇게 드디어 바라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시기가 조금 늦어 절정을 본 건 아니었지만 감개무량했어요


밤에 누워 갈등을 하긴 했었습니다

이 봄 갈 곳도 너무 많은데 가본 곳을 이틀 만에 또 간다는 게 우습기도 하고

도움받아 알아놓은 장소지만 없어지는 건 아닐 테니 내년에나 가볼까란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야물게 익어 가는 봄날, 꼭 꽃을 찾아 나서지 않더라도 칙칙한 실내에서 또 하루를 보내는 게 싫었어요

기사분이 선뜻 호응해 줄 때 나서야 하고요 기회가 언제나 제 편은 아니니 전 장거리 운전은 정말 자신 없거든요ㅎ


너무 정확히 알려 주셔서 차를 멈춘 곳이 딱 그 자리였습니다

우리 말고도 꽃을 찾아오신 분들 계셨었고요

애기송이풀과 눈 인사를 나누곤 계곡을 따라 위로 아래로 쏘다녔습니다

맑은 물 흐르는 계곡가에서 마냥 달콤한 공기에 취합니다

애기송이풀 외에 올해 첫 대면인 구슬봉이와 각시붓꽃도 만나 즐거웠고요

구슬봉이를 꼭 보고파 하시던 동행 못한 선배님이 생각나 많이 아쉬웠어요


그렇게 계곡 가를 거니는데 정말 저 위에 적은 저 노래가 흥얼거려졌어요

보고픈 꽃을 찾아 물어 물어 찾아왔단 생각에 그만 ㅎ

참 청승맞은 노래잖아요 눈부신 봄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더구나 퀘퀘묵은

"차가운 강바람만 몰아치는데 그 님은 간 곳이 없네

저 달 보고 물어본다 님 계신 곳을~ 울며불며 찾아봐도 그 님은 간 곳이 없네~"


처음엔 님을 꽃에 비유해 무심코 기억난 노랫말인데 막상 흥얼거리다 보니

강아지 배낭에 넣어 업고 변변찮은 마눌 좋아하는 일이라고 운전해주고 사진 담는다고 저 편에서 구부리고 애쓰고 있던 그가 보이네요

'그래 그래도 이렇게 날 선뜻 도와줄 사람은 저 사람이구나' 란 생각에 나 사는 날 동안 절대 녹을 것 같지 않던 내 안에 무언가가 물러짐을 느꼈어요

그럼 뭐 합니까 돌아서면 그때뿐일 걸

그래도요 그냥 그 순간엔 그렇더라고요ㅎ



★장소 알려주신 ㅇㅇ님 정말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행복한 하루였어요

   부디 갚을 기회가 제게도 왔으면 좋겠습니다^^*





























                              구슬봉이






양지꽃



회리바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