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오대산 선재길

binjaree 2018. 4. 3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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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대산은 신라시대 중국 오대산을 참배하고 문수보살을 친견한 자장스님에 의해 개창된 문수보살의 성지로서 문수보살은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불교의 대표적인 보살입니다

이러한 문수의 지혜를 시작으로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분이 화엄경의 선재(동자)입니다

선지식을 찾아 돌아다닌 젊은 구도자가 걸었던 길이란 의미로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9km의 숲길을 선재길이라 일컫습니다(퍼옴)


★ 지난번 아들네와 여행 때 잠시 왔었던 오대산, 그때 상원사를 오가는 차창 밖으로 선재길을 걷던 사람들이 보였어요

눈부신 봄날, 이 아름다운 길을 지치도록 걸어보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친구에게 동행 의사를 묻습니다 혼자는 못하는 젓가락 체질이므로^^*

운전도 동네를 못 벗어나는 마을버스 기사(?)이므로 급히 차편을 알아보고

동계올림픽 덕에 강릉으로 가는 KTX 가 생겼으니 멀게만 느껴지던 심심산골 강원도가 이제 이웃 동네인 양 생각되니 격세지감이었고

상봉이나 청량리에선 이른 아침 출발하는 열차도 있던데 우리 집에서 거기까지 가는 시간도 만만찮고 그나마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9시 첫 기차는 매진이네요 에혀~

돌아올 기차만 예매를 하고 고양터미널에서 원주, 원주에서 진부, 진부에서 상원사행은 버스를 이용하기로 합니다(내린 자리에서 다시 버스를 탈 수 있는 건 좋았으나 몇십분씩 기다려야 했으므로 생각했던 도착 예정 시간은 늘어났고, 버스만을 이용하면 7시반 고양터미널 출발 상원사엔 12시 40분에나 도착 할 수 있었어요) 

진부에 도착하고 보니 상원사행 버스는 40분 정도 기다려야 해서 그러다 보면 시작이 너무 늦어질까 봐 택시를 이용했습니다(진부-상원사 29000원 택시를 탔으므로 월정사 입구 문화재 관람료는 생략)

오프인줄 알았던 며느리가 이브닝 출근으로 바뀐 탓에 난감했으나 아들의 민방위 훈련 덕에 놀이방에서 돌아온 우현인 두 부자가 보았으니 다행이었고^^*


기화요초 만발한 숲을 올라 상원사 경내를 잠깐 둘러보고 내려와 깨달음과 치유의 길을 걸었습니다

때가 때인지라 연록의 숲은 아름다웠고 굉음을 내며 내내 곁을 흘러가던 맑은 물 덕에 마음은 씻김을 받은 듯 개운해졌었지요

보고팠던 들꽃을 우연히 만나는 큰 기쁨도 맛보았고 모처럼 부지런 떨며 먼 길 달려가 걷고픈 길 편안하게 걸었으니 만족입니다 

워낙 단무지라(단:단순 무:무식 지:지R ㅋ) 깨달음이야 애당초 글렀고 걷는 내내 행복했으니 치유야 넘치도록 받았겠지요

(치유라 함은 마음을 무겁게 누르던 것들을 가볍게 털어내는 행위라고 생각되는데 이젠 그런 것조차도 딱히 바라지 않습니다

숨조차 쉬기 어려웠던 절망의 시간도 한참 지나 돌아보면 헛웃음 나오는 사소한 삶의 단면이었을 뿐...

절망의 시간이 내게 고통만을 주었던 건 아니었단 걸 이제 어렴풋 깨닫게 되니 이런 것도 다 나이가 주는 선물인가 봅니다^^*)

자영업을 하는 친구가 귀한 시간 내주어 고마웠고 얼마 전 모친상을 당하신 선배님이 함께 하지 못해 서운했었어요

손주 때문에 시간 내기 어려워 항상 마음 한구석 아쉬움 있었는데 자투리 시간도 쓰기 나름이란 걸 깨닫습니다

하고픈 걸 하면 이렇게 좋은 것을요 ㅎ





































섶다리






※ 상원사 경내를 돌아보곤 선재길을 걷기 시작한 게 12시 반쯤, 꽃을 만나거나 풍경 사진을 담으며 유유자적 걸었고(다리 쉼은 한 번, 잠깐 알바도 했었고요)

월정사 경내를 지나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거쳐 주차장까지 돌아오는 게 약 4시간 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