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골계곡
좌측부터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상장능선 너머로 도봉산과 오봉
인수봉
인수봉과 멀리 도봉
한달여만에 산을 올랐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엄두가 안났지만 이대로 주저앉으면 산에 미쳐보겠단 올해 계획도 흐지부지 되겠기에 가까운 북한산을 오르기로하고 집을 나선다
남편과 직원분 하나 그 두남자와 함께 송추행버스에 올라 초행길인 밤골매표소 앞에서 하차를 했는데 초입을 찾지못해 사기막골이란 곳으로 빙돌아 밤골계곡을 접어들었다
이 계곡을 거쳐 올라 숨은벽능선을 향하다 백운대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택한건데 인적드문 계곡은 내린비로 인해 경관이 그만이었다
경사도 완만하고... 시야도 제법 멀리까지 트이고 불어오는 바람은 너무 시원해 땀을 거둬주기에 흡족했는데...
산에서 가끔 험로를 만나면 등에 식은땀이나곤 했지만 그 순간이 주는 긴장감이 좋긴했었다
처음 백운대 오름길에서 주저앉아 땀을빼던 내가 장족에 발전을 한건 맞지만 간이 배밖으로 나오는짓은 말았어야 했는데....
오늘도 우회로를 이용해야 했었다
이미 올라선 능선에서 다시 내려가는게 귀찮아 겁도없이 그 바위엘 올랐는데...(윗사진에보이는 경사진 바위와 흡사한...한발만 잘못딛으면 살아날길이없는..^^)
20여m나 되려나 경사도가 40도 정도 되보이는 슬랩이었다
키높이가 넘는 바위사면엘 대롱대롱 겨우 올라서서 네발로 엉거주춤 발을 떼놓다보니 보기와는 달리 밋밋한 사면은 잡을곳도 딛을곳도 마땅치 않았다
올라가보니 밑에서 보았던것보다 경사도도 더 심해 보이고...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돌아서려고 뒤를 내려보는 순간 얼마나 아찔한지...
아랫부분은 절벽과 이어져있어 뵈지 않았고 올려다 본 곳은 넘어서야 하는 곳이라 그 바위끝만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진퇴양난... 위,아래가 짐작이 안되는 경사진바위위에 내가 서 있는 형상이었다
손과 발에 힘이빠지고 덜컥 공포감이 들었다
자칫하면 큰일나겠단 생각이 들며 등엔 식은땀이 흐른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하지 한순간 망설이다가 조금전 그 바위를 통과한 사람들이 자일을 가지고 있던게 생각나 이미 보이지도않는 사람을 불렀다
"여보세요! 그 위에 누가 자일갖고 있으면 좀 내려주세요!!" ㅎㅎ
하지만 목소리는 들리는데 그 언덕 너머에서는 아무런 기척도없었다 에구 여기서 죽을순없지 아들도 못보고..
겨우 마음을 가다듬고 이를 악물고 침착해라 침착해야 해 라고 스스로에게 중얼거리며 네발로 기어 겨우 통과....
안부에 다다르니 울렁거리기까지 하는데...아마 얼굴도 노래졌겠지 ^^
뒤이어 남편이 올라오고 일행인분이 올라왔는데 해병대출신인 그 아저씨는 결국 다른분의 도움을 받아 올라왔단다
낡은 등산화때문에 미끄러워 큰일날 뻔했다고...
내가 그 등산로를 택한건데 그분이 잘못되었다면...아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보이지않던 안부에는 꽤 많은 이들이 쉬고 있었는데 내가 울렁거리기까지 한다니까 어떤사람은 그 지점을 통과해 올라오면 주저앉기까지 한다며 날보고 앉기를 권한다 너무 위험하니 우회로를 이용하라면서...
서울쪽에서 바라보면 인수봉과 백운대만 바라보인다
그 사이에 능선하나가 버젓이 있는데...그 이유때문인지 숨은벽이라 불리는 곳...
정상등산로가 아니기때문에 안전시설이라곤 전혀없는 곳 장비없이는 불가능한 그 길을 여전히 인간거미들이 오르고 있었다
맨손과 두 발만을 이용해서... 한순간 실수의 댓가로 목숨을 지불해야 하는곳인데 그들은 여분을 갖고 있는지...
저 사진속 팀에는 할아버지 한분도 여자들도 서넛 포함되 있었다
릿지화가 장비의 전부이던데 도데체 뭘 위해 저런 험로를 택해 가는지...잠깐의 긴장감과 성취감을 얻기위해서라면 무모하단 생각이 든다
북한산에선 한 해에도 몇건씩 사망사고가 나곤한다
인수봉등지에서 암벽을 즐기는 이들이 내는 사고가 아니고 저런식으로 맨몸으로 암릉을 즐기는 이들이 그 사고의 대부분을 차지한단다
용기라고 볼 수 없는 만용같았다
한참을 앉아 바라보며 가슴졸이다 백운대로 향했다
훈련중인건지 사고수습때문인지 산악경찰 서너명이 저 위 슬랩을 오르려 장비를 착용하며 준비중인걸 보며...
주제파악하고 안전하게 다니자 오늘의 깨달음^^
어짜피 큰족적도 못남길 평범한 삶 그나마 가늘고 길게 살아 손주들의 재롱도보며 늙어가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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