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말과 글 2004.02.28

binjaree 2009. 6. 16. 14:49

어제 일입니다
늘 들리는 싸이트(한국의산하)에서 산행기를 읽다  "24살 청년의 내외설악 종주기"란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제대후 복학을 준비중인것 같은데 아들또래의 젊은이가 지리산으로 설악산으로 스스럼없이 산행을 나서는게 참 보기좋았고 당연히 내 아들들과 비교가 되기도했습니다
취향의 문제기도 하겠지만 그와 비하면 내 아이들은 턱없이 어리게만 느껴지기도 했었구요
해서 생전 안하던 답글 ("요즘 젊은이들 가끔 황당한 친구들이 있어 기성세대인 우릴 당혹케하는데 김xx씨같은 건강하고 건전한 젊은이를 글로나마 보게되니 참 좋군요 제대하고 복학 준비중인것 같은데 부모님 걱정 안끼치고 자기앞날 잘 설계할 반듯한 청년인듯 여겨집니다 산행기 재미있게 잘봤어요 늘 행운이 함께하길...^^")을 달았었지요 기특한 마음으로...

 

그런데 저녁식사후 다시 그 글을 열어보니 밑에 그의 답글이 달려있더군요 (전 가끔 황당한 기성세대에 당혹할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참 기분이 그렇더군요

물론 생각에 따라 아무일도 아닐수 있는거지만 언중유골이라 생각은 끊임없이 가지를 치더군요
내 표현이 그렇게나 잘못된걸까?
하긴 세대운운한건 내 주관적인 생각이었지만 듣는이에 따라선 껄끄러울수도 있겠다도 싶었습니다
하지만 난 아들 또래의 글을 읽다보니 군복무중인 아들과의 산행도 생각나고 땀흘리는것 싫어하는 요즘 세대에 이런 청년도 있구나싶어 기쁜마음으로 별 생각없이 몇 자 적은건데 똑똑한(?) 그 청년이 핵심을 짚어 지적하는것같아 언짢았습니다

 그냥 평소대로 글만 읽고 말것을 안하던짓을 해 기성세대 운운하는 말을 들어야했으니 괜한짓을 했구나란 생각도 들었구요
그냥 모른체 넘어가야하나? 아니면 내 생각을 다시 밝혀야하나? 로 이 생각 저 생각이 꼬리를 물더군요^^

 

한친구가 얼마전 이야기하던것이 생각났었죠
"세상엔 너무 똑똑한 이들이 많은것같다 조금은 빈 듯하게 조금은 부족한 듯한 사람이 좋더라" 라던 그 말...
다시금 그 말에 동감이 가는 밤이었습니다

 똑똑하고 야무진것도 좋지만 그보다 우선되는게 겸손이 아닐까도 싶었고 아니 그건 이미 우리세대에서부터 잊혀져가는 고루한 사고일지도몰라 란 생각도 들더군요

자기PR세대 얼짱이니 몸짱이니란 신조어가 활개를 치고 튀는아이 부족한 아이는 따돌림까지 당하는 이 세대에게 겸손이 미덕이란 말을 한다면 별 황당한 인간을 다 보겠다란 말을 또 듣게 되겠지요
아무리 나이가 사람값을 정하는건 아니라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어른을 공경하던 시절이 그리운건 내가 어쩔수없는 보수임을 증명하는일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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