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내내 휴가였던 남편이 출근을 하니 할 일 한 가지를 덜어 낸 듯 개운합니다^^
2박3일 속초로 여행 다녀 오고 줄곧 집에만 있다가 엊그제 토요일 충남 서대산 등산 다녀온 게 전부네요
속초 가는 길 작은애가 있는 부대 위치나마 알아 두려고 화천 평화의 댐을 지나 양구를 갔었습니다 정말 멀미나게 멀더군요
그간 산에 다니느라 이 나라 오지를 남보다는 꽤 많이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그 쪽 참~ 질린다는 표현 외엔 달리 할 말이 없네요
평화의 댐 가는 길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하는 터널이라는 해산터널을 지났구요
펀치볼이란 지명으로 유명한 해안면으로 가는 길엔 해발 1000m넘는 고개에 위치한 도솔부대도 보았습니다
아들이 근무하는 부대는 우리나라 최대 열목어 서식지라는 두타연을 지나 흐르는 수입천이 감도는 곳에 자리 잡고 있더군요
전방부대가 다 그렇겠지만 적막하게 나즈막히 자리 잡은 부대는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안스러웠고 높지 않은 담장 너머에 있을 아들 생각에 괜스레 길을 이리로 잡았구나란 생각이 들어 속초로 가는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텔레파시가 통한건지 아들부대 근처를 지나고 있을 때 전화가 오더군요
차마 너희 부대 근처란 말은 할 수 없었습니다
가족이 근처에 있다는데도 만날 길은 없으니 마음만 더 안좋을테니까요
젖먹이를 두고 가는 심정으로 자꾸만 되돌아 봐 지던 길이었지요
조금 더 빠른 길이 있음에도 돌산령을 넘어 해안면을 지나 서화로 가는 길을 택했었는데
아들이 이 곳에 있지 않다면 아마 올 일이 없을것같은 동네들을 지나치며 왠지 이 나라 행정이 미치지 않을 것만 같단 생각도 들었었는데 그 만큼 느껴지는 거리감 때문이었겠지요
대암산,도솔산,대우산등 천미터 넘는 고산들이 즐비한 고개를 넘을 땐 차도 힘이 들어 발발 기더군요
"아니 얼마만큼이나 더 올라야 하는거지?" 란 생각을 하는데 어이없게도 고갯마루엔 부대가 위치하고 있었어요 도솔부대...세상에 이 곳에서 어찌 겨울을 날까 싶어 연병장에서 축구를 하던 병사들이 참 안스러웠어요
고산들에 에워쌓여 편안해 보이는 분지를 이룬 곳이 해안면이었지요
6.25때 미군들이 샐러드를 만들때 쓰는 보울같다고 붙인 이름이 펀치볼이라던가요?
지금은 한적한 시골 마을이 6.25 최후의 격전지들이었다네요
이 곳 저 곳에 보이던 전적비들이 지나는 객의 마음을 숙연케하고 아리게도 했습니다
휴전을 앞두고 한 치의 땅이라도 더 차지하고자 격전을 벌였던 양구를 지나며 이 땅은 이렇게 잊혀져서도 등한시 되어서도 안되는 피로 값을 치른 아픈 땅이란 생각이 새삼 들었습니다
설악에서의 이틀밤은 잠이라도 편히 잘 수 있어 좋았었어요
처음엔 별로 내키지 않아 미적이다 아무런 준비없이 채근하는 남편 덕에 떠난거였는데 막상 숙소에 묵자니 역시 집보단 공기부터가 틀리드라구요
첫날엔 작은애 부대 들려 돌고 돌아 가느라고 하루가 갔고 그 담날엔 낙산사 근처와 통일전망대 그리고 진부령을 넘으며 흘리마을도 찾아보았지요
셋째날엔 백담사에서 출발 봉정암까지만 다녀 오려고 했었는데 동행하던 큰넘이 얼마나 툴툴거리는지..
처음부터 안간다는걸 억지로 끌고 가다시피 했는데 하긴 그 나이에 누가 부모와 여행을 하려 하겠어요 데려간게 불찰이지...
그래서 영시암지나 수렴동 대피소까지만 다녀 왔지요
그 곳 까지 백담사에서 왕복 10여키로 되는데 큰오르막이 없는 너무 편안 길이라 참 좋았습니다
거기서부터 봉정암은 아직도 5.9km나 남았더군요
길이 그렇게 편안하니 할머니들도 간간히 봉정암을 다녀 오는가봐요
그래도 산길 20km는 정말 멀고 먼 길인데 대단한 사람들이죠
되돌려 오려니 너무 아쉬웠는데 꼭 날 잡아 다시 가보고 싶네요
첫 면회때 양구 구암리 팬션, 두타연, 박수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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