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우왁! 비~암
이름 : binjaree 번호 : 675 조회 : 112
게시일 : 2000-05-23 10:49:09
엊그제 일요일 정선 백이산에 갔었습니다
이 바람난 아줌마 일요일 산엘 안가면 온몸에 가시가 돋는것 같아서(고삼아들 팽겨쳐두고...^^)...
늘 함께하던 세팀이 싱글로 온 탓에 남자셋,여자둘 이상한 구성원을 해가지고요(기특한 친구 남편은 영동고속도로까지 아내를 배달해주고 돌아갔지요)
전 이 계절이 너무너무 아니 환장하게 좋습니다 하하...
제 친구 왈 "니 신랑만 빠지면 더 쥑일텐데...ㅋㅋ" 했지요마는 쩝~어쩝니까 그는 우리팀 전속기사인데요
룰루랄라~목적지에 도착해보니 너무 외지고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다른이들은 한팀도 보지 못했습니다
취나물이 지천이데요 우리가 나물에 정신이 팔린동안 남자들은 보이지않구요 빨리 오라는 고함만이 가물가물 들려옵디다
이 미모(?)의 두여인을 남겨두고 어쩜 그럴수가...
허겁지겁 오르려니 장난이 아니네요 이미 등산로를 이탈한터라 이건 완전 극기훈련차원이었죠
바위 모서릴 잡고 거의 절벽길을 올라갔지요
근데 저 완벽한 굴렁쇠는 뭘까?(전 시력이 안좋아요)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 "왁! 비암" 손을 잡으려던 거기에 독사가 또아리를 틀고 혀를 랠랠랠....
혼비백산하고 뒤따라오던 친구를 멈추게하여 길을 돌았습니다 앞에 간 세남자 이럴수가 있어요?
겨우겨우 능선으로 올라서서 밥을 먹구요 다시 출발 능선길을 일렬종대로 가고 있었죠
두남자 앞서고 한남자 뒤따르고...그럼 뭐합니까 한발 앞서가던 친구가 갑자기
엄마야! 를 외치며 제 품으로 안겨들지뭐에요 우아악 또 뱀...
양 사면이 급경사라 피할길도 없는 외길에...두남자는 못보구 지나친거죠 우여곡절끝에 뱀을 저밑으로 던졌지요
물론 뒤따르던 분이...
근데 제 친구표정이 우하하 정말 압권이었죠
네살바기가 귀신이라도 보면 저럴까 싶을정도로...절보곤 소리도 안지르고 놀라지도 않더라면서 신기해 하더라구요
이 풍진 세상 무에 그리 놀랄일이 있겠어요 하하하...(저두 놀랐어요 소리가 안나올 뿐이지...)
우리집 남자 한술 더 뜨네요
"잡아서 신랑 보신이나 시켜줄일이지"라면서...이러니 여잔 내숭도 좀 떨어야 되는데 전 그 체질이 아니라서요
요즘 산에 가시는분들 조심하세요 특히 저처럼 물욕에 눈이 어두워 등산로 이탈하면 그 이쁜(?) 친구가 도사리고 있을지도....하하
가리산 산행
이름 : binjaree 번호 : 837 조회 : 110
게시일 : 2000-06-12 13:51:29
어제 날씨 참 좋았지요? 어떻게들 보내셨나요?
저는 홍천 가리산엘(해발1051m)다녀 왔습니다
이제 우리의 산들은 무르익은 젊음처럼 녹음이 흐드러 지더이다
가리산은 철정검문소를 지나 바로있는 강원 제일의 전망대라 불리는 아주 조망이 뛰어난 곳 입니다
비교적 순한 등산로는 산림욕을 즐기기에도 그만이지만 주능선길은 달리기를해도 좋을만큼 평탄해서 제가 천상의 산책로라고 명명했지요
정상에는 얕잡아보면 안되는 암봉이 있는데 로프는 메어져있어 저처럼 팔힘좋으면 별 문제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하하...
물론 자신없으면 우회두 있지만 결국 로프를 잡아야만 정상에 오를수 있습니다
소양호를 비롯해 아득히 구비치는 능선들이 막힘없이 시야에 들어오는 정말 전망좋은 산이더라구요
아참! 그리구 자연휴양림도 있어 하룻밤 지내기도 그만이구요
아침 5시에 출발한 우리는 관리인이 출근하지 않아서 입장료두 안내구 통과 히히.. 돈벌었지요(이 글 보구 받으러올라..)
정상에서 역사적 사실을(?) 물증으루 남기기 위해 기념사진 찍구요
굽이쳐 내려가는 백두대간줄기를 망연히 바라보고 섰느라 원치않는 썬텐(?)두 했지요
대학생인듯한 총각 셋이 허우적거리며 올라오데요
반바지에 샌들신구..휴양림에 놀러왔는데 그 곳 아저씨가 산책코스라구 해서 올라왔데요
펫트병에 물만 달랑 들고서...이 친구들 산행 경험이 전혀 없었나봐요
제 경험이 의하면 모든 산은 그 높이만큼의 땀을 요구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어요(케이블카가 설치된 산은 맥빠지지요)
"목숨걸구 산책하나?" 원망하면서도 정상까지 왔더라구요
약수터를 찾기에 물을 나눠주고 우리의 본업(?)을 위해 등산로를 벗어났지요 지가 본디 알피니스트가 아니구 나물꾼이걸랑요 하하...
주인 잘만난 제 엄지손톱은 봄내 그흔한 메니큐어는 발라보지 못해도 검은 헤어밴드는 하고삽니다 히히..(손톱끝에 검은물이 안지워져요)
취나물 장아찌 드셔봤나요?
취나물을 소금물에 삭혀서 진간장에 물엿넣어 끓였다가 식혀서 갖은양념으로 버무리면 괜찮은 밑반찬이 됩니다
이렇게 써놓으니 또순이 살림꾼 같은데 저 전혀 아닙니다 기냥 대충삽니다 실은 저도 얼마전에 배웠습니다
고수(?)들이 휩쓸고간 산에는 나물도 별로 없드라구요
어짜피 부수적인거였고 우린 우리의 목적은(정상등정)은 이뤘으니 초원의 오찬을 즐기었죠
등산하면 살빠지겠다구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우린 그 날로 다 복구시키지요 숲에서의 식사는 찬이 별로 없어두 꿀맛이지요
기운 넘치는 친구남편 배낭에는 제가 좋아하는 커피도 늘 들어있지요 울남편은 허약(?)해서 무겁답니다
하산길 계곡물에 손을 담그면 그냥 그 곳을 떠나기가 너무 아쉽지만 쩝..빨리와야죠 험한 속세에 버려두고간 토끼같은 새끼들 챙겨야하니까...(차아~ㅁ 그토끼 크기두하다 호호..)
산에 가고프다구요? 빨리 손드세요
우리 봉고차 아직 정원미달이니까...호호
여름 산행
이름 : binjaree 번호 : 1038 조회 : 126
게시일 : 2000-07-03 14:03:50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나선 산행이었습니다
시원찮은 에미지만 두녀석 기말고사 기간인것도 맘에 걸리구요 워낙에 땀이 많은 체질이라 여름산행은 피하고 싶었거든요
요즘 사소한 문제로 갈등을 겪는 친구의 동행요청으로 한달에 한번 모이는 산악회를 따라 나섰습니다
화천 반암산으로..(이동지나 광덕고개 바로너머에 있어요)
여름 지치기 쉬운 여자들을 배려한 산행이라는데 두번만 배려했다가는 아프리카 수출품(?) 여럿 나오겠데요
나무그늘 하나없는 임도를 시오리나 걸었습니다
분장을 하면 뭘 하고 변장을 한들 무슨 소용입니까?
5분도 안되어 정체가 탄로나는걸...*^^*
이 땀순이 땀으로 샤워 햇어요
띨한 가이드(남편의 직장동료임 히히..) 덕에 정상을 지나치구요 한바퀴 돌아 내려 왔습니다
계곡에는 이게 뭔일이래유?
어떤 아저씨들이 늘 착용하는 수영복(?)을 입고 물속에 계시드만유 그래도 한둘은 서둘러 바지를 입었지만 몇몇은 수영복인양 느긋하시데요 암만 그래도 트렁크 팬티라는것 우린 다 아는데..*^^*
제발 이런 풍경들은 안보길 원합니다
하하..흰삼각팬티가 물에 젖어 붙은 모습이라니....
이제 곧 휴가철이라 방방곡곡이 또 한차례의 몸살을 앓게 되겠네요
우리 팀은 철저한 직업의식인지 분리수거까지 합니다
어제도 이동막걸리를 말로 드시는것 같던데 그래도 잊지않고 도착 무렵 버스안에서 박스를 돌립디다 일반쓰레기와 재활용품으로 구분해서...
언젠가 총무가 집에 배달되는 큰생수통을 가지고 버스에 오르며 재활용이 가능한 물건이라데요 뭔말이냐구요?
"자 지금부터는 쉬지않고 갑니다 작은게 급하신분들은 이용하십쇼 남여공용입니다"
맙소사~ 저 완존 뒤집어졌었죠
집에 돌아와 씻고 누워도 얼굴이 화끈거리길래 몇년만에 오이를 몇쪽 붙여보려고 준비하는데 작은놈이 도와준다고 하데요
누워 얼굴을 맡겼죠 근데 이 녀석이.....
"와~얼굴에 이렇게 많은 오이가 붙여지는 사람도 드물꺼야"
오잉~ 저거 아들 맞어유 이구 나쁜X......
그나저나 어제 그을린 팔이 아직두 가려운걸보면 지두 아마
귀족체질인가벼....히히...
산으로.....
이름 : binjaree 번호 : 1154 조회 : 84
게시일 : 2000-07-18 08:33:42
새벽...눈을 뜨니 어둔하늘은 기어코 빗방울을 떨구고 있습니다
슬그머니 귀찮다는 생각도 들지만 약속을 해 놓았기에 부지런히 밥을 짓고 배낭을 챙깁니다
이 시간 아마 시집살이를 이렇게 하라고 하면 신세타령이 늘어지겠지요
저좋아 하는일이니 아침잠 많은 제가 4시반에 일어나 단장을 하네요 후후...
비가 많이 올 것 같아 미적거리다 7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차창으로 스며드는 아침바람이 눈까풀에 미적거리며 남아있던 졸음을 싸악 가셔주네요
한강변을 달려 구리를 지나 경춘국도로 접어듭니다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서 벌써 정체가 시작됩니다
화도휴게소에서 친구부부를 만나 합류합니다
자주 들리던 곳인데 여늬때와는 달리 사람이 넘칩니다
비가 내릴것 같은 풍경이지만 대성리를 지나 청평으로 가는길은 언제나 눈이 즐겁습니다
온 산들은 푸르고 푸르러 눈까지도 아니 온몸이 초록으로 물들것 같습니다
청평대교를 지나 홍천길로 접어 듭니다(양평으로 가는것보다 조금 멀지만 막히지않습니다 홍천강을 끼고 지나는길도 멋지구요)
종자산을 찾아서...(경관은 볼것이 없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 시골집 모퉁이에 주차를 하고
퇴색해 버린 리본으로 길을 찾아 산을 오릅니다
처음부터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입니다
바람한점 불지 않고 온 몸은 이내 땀으로 흠뻑 젖어듭니다
주능선에 올라 다리쉼을 합니다 참외한개를 순식간에 먹었지요
나무가 많은 주능선 길은 시야가 트이지않아 앞만 보고 걷습니다 산나리가 여기저기 보아주는 이 없는 깊은 숲에 피어있네요
눈밝은 친구는 작은고구마 만큼이나 큰 더덕을 두뿌리 찾았습니다
숱하게 더덕을 보았지만 그렇게 큰건 처음인거 같았습니다 에구 배아파 히히...
박하향같기도한 더덕냄새가 온 산으로 퍼집니다
오메..이 산에 더덕이 있는가벼...
점심도 급하게 먹고 숲으로 들어갔지요
더덕은 커녕 도라지도 안보입디다
덕분에 길을 잃었습니다 아에 덩굴숲에 갇힌꼴이 되었지요
정글같은 가시덤불을 헤쳐 나오느라 이젠 가죽(?)도 못쓰게 되었습니다 히히....
지친몸으로 내려오는 길목엔 산딸기가 검붉게 익어있네요
정신없이 산딸기를 입에 넣는 우리 모습은 영락없는 거지꼴이었지요 땀으로 젖은몸과 가시덩굴에 다 뜯긴 머리는 헝클어지고...마주보며 허리를 잡고 웃었습니다
길옆 구멍가게에서 동동주를 시켜놓고 뒷곁으로가 옷을 갈아입었습니다 술과는 거리가 먼 저인데도 차가운 동동주는 꿀맛이네요
단숨에 한컵 마시고 벌개진 얼굴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내내 잤습니다
저 따라 산에 가고 싶다는 분들 이젠 겁나서 못 따라 나서겠지요? 등산이 아니라 정글탐험같아서..호호~
에구~ 흉보지 마세요 저두 가끔은 우아도 떱니다 품위도 지키고...헤헤~ 너무 가끔이라서 탈 이지만....
어젯밤에는...
이름 : binjaree 번호 : 1328 조회 : 138
게시일 : 2000-08-14 15:08:31
어젯밤...
자리에 누우니
커튼 사이로 보이는 달이 얼마나 밝던지요
부시시 얇은 이불 하나와 베게만 들고
거실로 나와
달이 더 잘 보이는 베란다쪽으로 누웠습니다
아파트 사이로 비추이는 달빛은
너무도 환했습니다
그리울것도..
가슴에 담은것도 없는 밤이었는데
달빛이 저를 불러낸거죠
마음같아선 온 세상에 빛을 다 끄고
온전한 달빛만 받고 싶었습니다
아니...산정에서
달빛으로 화안한 숲과 들과 마을이 보고팠어요
나이를 먹으니
늘 무심히 보아 지나치던 것들이
왜 이렇게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어젯밤 저는
달빛을 머금고,달빛에 젖어,달빛에 취해
꿈도 없는 편안한 잠이 들었었지요
가을 산..그 어지러운빛...
이름 : binjaree 번호 : 2035 조회 : 190
게시일 : 2000-10-23 08:17:28
이른 아침 싸아한 바람을 맞으며 집을 나섰지만 차안의 훈훈한 기운은 이내 잠을 쏟아지게 합니다
햇살좋은 앞마당에 널브러져있는 강아지처럼 쏟아지는 잠을 주체 못하고 꾸벅이고 있을때 운전을 하던 남편의 잔소리가 들려옵니다
산이 어떻고 단풍이 어떻고 하더니 잠만 잔다고..ㅎㅎ
부스스 눈을 뜨니 차는 광능의 숲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단풍의 붉은빛이 아찔한 현기증을 느끼게 하네요
세상에나..어쩌면...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 온 세상이 타고있네요 훨훨...
차가 광덕고갯마루에 올랐을 때 넓게 펼쳐지는 세상은 온통
아름다운 물감을 쏟아 부은듯 알록알록 너무나 이쁜 색으로 변해있어서 무딘 남편의 입에서도 싯귀가 나오네요
"태산이 높다 하되..."어머머!! 전혀 상관없어 우리를 포복절도하게 만들었지요마는..ㅎㅎ
숲길은 언제나 가슴을 열게 합니다
아직 이슬도 채 마르지않은 차가운 그 느낌이 너무 좋아 깊은 호흡을 해보고 이제는 시려보이는 엷은 초록의 계곡물에도 시선을 빼앗기고 우리의 걸음은 더디기만 합니다
바라보이는 곳 곳 마다에는 이젠 더 주체할수 없는 계절의 무게가 스며있었고 단풍빛을 찾아 나선 우리에게도 가을이 묻어나네요
뒤 늦게 그림을 시작해 한참 빠져있는 친구와 이 계절을 표현할 물감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인간의 손으로 빚어낸 물감이 감히 이 빛을 어찌 표현할수있겠어요
나뭇잎들은 그저 붉고 노오란게 아니라 저 마다의 빛을 내고 있었던걸요
한나절을 숲을 헤메고 다닌 탓에 팔에도 무릎에도 작은상처가 났습니다만 더 우스운 것은요
내려오는 하산길에는 자꾸 어지러워 발이 헛디뎌지니...
나만 그런가 싶어 친구에게 물었더니 그애도 마찬가지라네요 아마 단풍에도 취하는가봐요 ㅎㅎ...
그러고 보면 정말 조물주의 위대함이 더 느껴지지요
나무들이 늘 붉고 노란색이면 온 세상 사람들은 늘 취한채 살아갈테니까요 하하..안 느껴지신다구요?
지금 빨리 산에 올라 반나절만 숲을 바라보세요
금방 알 수 있을거에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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