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꼭 생각나는 두 글입니다^^*
추석이 가까워 졌습니다
들에는 벼가 익었습니다
감도 익어 갑니다
즐거운 추석이 옵니다
어머니가 새 옷을 만듭니다
우리들의 옷 입니다
추석에 입을 것 입니다
아버지는 새 신을 샀습니다
우리들의 신 입니다
"몇 밤만 자면 추석이야?"
동생이 물었습니다
"세 밤만 자면 추석이다" 내가 대답 하였습니다
"이만큼 자면 돼?"
동생이 손가락 셋을 펴 보였습니다
쿵더쿵 쿵더쿵
우리집에서도 쿵더쿵
이웃집에서도 쿵더쿵
쿵더쿵 소리가 들립니다
떡방아 소리가 들립니다
재미있게 들립니다
추석이 되었습니다
"엄마! 나 때때 웃 입어요"
동생이 일찍 일어나 말하였습니다
나도 새 옷을 입었습니다
새 신도 신었습니다
아침에 차례를 지냈습니다
모두 절을 하였습니다
상위에 맛있는 것을 많이 놓았습니다
송편도 있습니다
감도 있고, 밤도 있습니다
산소에 갔습니다
"여기가 할아버지 산소다"
"여기가 할머니 산소다"
아버지가 가르쳐 주셨습니다
맛있는 것을 놓았습니다
모두 절을 하였습니다
산소 옆에 꽃이 피었습니다
들국화가 곱게 피었습니다
"할아버지가 좋아하시던 꽃이다 할머니도 퍽 좋아하셨지"
들국화는 바람에 흔들립니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어디 어디 떴나
남산위에 떴지
밝은 달밤에,
아이들이 모여서 노래를 부릅니다
달은 점점 더 높이 떠 오릅니다
달, 달, 무슨 달
낮과 같이 밝은 달
어디 어디 비추나
우리 동네 비추지
아이들은 춤을 추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림자도 아이들과 함께 춤을 추었습니다
달, 달, 무슨 달
거울 같은 보름달
무엇 무엇 비추나
우리 얼굴 비추지
달은 점점 더 높이 떠 오릅니다
아이들은 마주 보며 또 노래를 불렀습니다
(우리가 배운 교과서 국어 1학년 2학기에 책에 나오는 전문입니다
생각보다 기네요 제 기억 속엔 몇 줄 이었는데^^)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이건 노천명 시인의 장날
중학교 때 배운 시였던 거 같은데
돈사야란 말을 처음 들었었지요
어릴 적엔 참 좋던 날이
어른이 되니 왜 부담 백배(?)로 다가오는지 남들만큼 어렵게 치러내는 것도 없으면서 말이지요
그래도 이런 글들이 생각나는걸 보면 싫은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전 교회 다니며 제사나 차례 등을 엄청 간소화(?)시킨 시숙님 덕에
두어가지 음식 해서 들고 아침에 큰집 들렀다 가 점심이면 친정에 갑니다
늘 똑같은 코스로 다녀오는
평일에도 잘 먹고 잘 입고(?) 사는 요즘 뭐 명절이라고 특별할 것 있나 싶어
식구들에게 "걍~ 개 보름 쇠 듯 이번 추석은 지낼 거다" 라고 선포했습니다
(귀찮아 별식 만들기 싫단 말은 쏙~빼고 ㅎㅎ)
우리 집 어른애기(?)는
제가 만드는 송편 먹고 싶다고 그걸 하라네요
얼마나 힘든데ㅡ.ㅡ;
내일쯤 식구들 모두 데리고 산에 가서 솔잎을 조금 마련해야겠어요
봄에 준비해둔 쑥이 있으니 쑥 송편이나 빚어봐야죠
이곳 들려주시는 이웃님들 친구들
찾아뵙지 못하고 이렇게 인사드림을 혜량하시고
풍요롭고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