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 해솔길 1구간 구봉도 길
잠깐 바람 쐬고 밥 먹고 그리고 돌아오니 초겨울 짧은 하루가 다 갔다
바다를 옆에 두고 쪼끄만 산을 넘는 길은 집 근처라면 매일 산책로로 그만이겠다
오늘은 다래까지^^
물이 들어오면 저 앞 아치교 아래까지 물에 잠긴다 지금은 썰물 때
구봉도 끄트머리로 보이는 저 섬은 변도(코딱지만한 무인도)
굴을 키우는 바다의 밭
그래도 그 섬에 닿고 싶다^^
구봉도 낙조전망대
선재도와 영흥도를 잇는 영흥대교
낙조전망대에서 턴~ 시작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 삼십여 년 직장생활을 마무리 짓고 그가 공직에서 명퇴를 했다
머잖아 맞을 정년이었고 난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 생각하고 살았기에 급작스럽게 닥친 일처럼 당황스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하며 만감이 교차한다
본인 외엔 모두 반대를 하는데도 기어코 명퇴서를 제출하고만 그도 여러 생각이 있었겠지만 그렇다 해도 난 참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은퇴자의 삶이 시작되는 건데 아무런 밑그림도 그려보지 못한 체 맞은 날이라 더더욱
뭐~ 이만큼 살았으니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해도 안타까울 나이도 아닌데 이 막연한 불안감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오는 건지
비바람 막아 줄 누옥이나마 있고
연금법 개정 후엔 어떻게 될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굶지 않을 만큼의 연금도 나올 거고
빚도 없고 아이 둘 번듯하게는 못 키웠지만 이 취업난 속에 션찮게나마 밥벌이하고 있고
그중 하나는 결혼시켜 이제 손 떼도 되는데
이런 현실적인 문제는 그렇다지만 왜 갑자기 잉여인간이 된 느낌이람ㅡ.ㅡ;
그가 출근할 때 넥타이 바로 고쳐주는 良妻도 아니었으면서
그리고 그가 퇴직을 했어도 내 몫의 일이 변한 것도 없는데
당장 내일이면 도착할 절임 배추 80kg 김장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어떤 식으로든 적응이야 하겠지만 지금은 그저 어수선한 마음이다
그 오랜 시간 갖은 우여와 곡절을 겪으며 아직 함께 있는 저 남자
내 처음 마음은 바람 같은 세월 속에 이미 무뎌지고 찟기우며 밟히고 퇴색하여 너절해졌다
그러나 어쩌랴 마음이야 어떻던 아직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남아있으니 ㅡ.ㅡ;
그저 원하는만큼 실컷 놀게 냅둘 참
나야 혼자 노는 게 이골이 난 사람이나 그는 뻔하다 놀아도 제발 나가 놀았으면 좋겠다^^*
선배님이 주신 모과와 꽃사과로 한옹큼 가을을 잡아 두고
그 가을만큼이나 바스락 마른 목을 국화향으로 담뿍 축여보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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