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는 내 옛친구였습니다
오래전 둘째아이를 임신했을때 이웃으로 만나 매일 차마시고 슈퍼 같이다니며 붙어 살다시피한....
나보다 두살위인 그녀에게 때론 언니처럼 때론 친구처럼 남편에게도 못한 속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각별했었는데...
이웃으로 만났지만 남편들까지도 알게되고 나중에 상계동으로 이사할때도 같이 이사를 해 인연이 이제껏 이어오고 있죠
부지런하고 상냥하고..장점이 많은 그녀를 내가 참 좋아했는데....
엊그제 금욜 저녁때 그 녀가 일산엘 왔다며 잠시 얼굴이나 보고 가고싶단 연락이 와서 도통 나갈 형편이 아니었는데 그래도 먼길 온 사람 그냥 보내기가 아쉬워 서둘러 나갔었지요
그날은 물탱크 청소로 단수가되는걸 모르고 있어서 종일 집안일도 못했고 저녁도 준비를 안해놓은 상태였고 토요일 산행때문에 준비할일도 있었던 어수선한 하루였는데...
난 얼굴보고 저녁이나 같이 먹고 들어오려고 했는데 그 녀가 날 부른이유는 다단계판매회사에서 실시하는 강의를 듣게 하려는 생각에서였죠 아마 그 날은 일산에서 교육(?)이 있었나봅니다
참 어이가없고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처음이 아니었으니...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건지 일산으로 이사한 후론 가끔 전화나 주고받았지 서로 오가는건 참 뜸해졌었죠
그런던차에 작년 어느때인가 그 집 딸을 하룻밤 재워달란 전화를 받았었어요 우리 큰아이랑 동갑인데 일산에서 볼일이 늦어 집에 오기가 어려울것같다고... 물론 그러라고 했지요
아기때 친구거든요 울아들과 그애는...
그런데 딸을 보낸 의도가 그이가 몸담고있는 다단계회사 강의내용이 담긴 테잎과 책자를 내게 전해주기위한것임을 알고 서운했지만 그러려니 했죠 나중엔 그 걸 찾아가기위해 또 보내고...
물건이 좋은걸 실험해보이며 권하길래 필요한건 사줄수있지만 난 그일은 못한다고 분명히 밝혔었는데..
내게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안나올것같아 그렇게 말했었다는군요
이젠 날보고 그 일을 하라는게 아니고 주위에 일할만한 사람 소개시켜 달라고하고..
그녀의 이야기론 하이** 그회사는다단계가 아니고 직거래유통으로 중간마진을 없애 소비자에게 그 이익을 돌려주는 새로운 유통형태라더군요
그럼 회원들이 물건이나 사서쓰고 마진을 덤으로 받으면 되는건데 왜 문어발식으로 회원을 끌어 들이는건지..........
야무지고 알뜰해 잘살던 그녀가 그 일을 갖은후엔 귀가시간이 늦어 남편과도 문제가 심각한것 같드라구요
그 남편도 한고집 하는 사람인데 그 일을 말리면 이혼을 불사하겠단 그녀의 태도에 많이 힘든가 봅니다
물론 난 솔직히 이야기하고 그 강의는 듣지않고 돌아왔어요
네얼굴보려고 나온거고 지금형편이 그거 들을 시간이 없노라고...
나중에 다시 일산에서 기회가오면 한번쯤은 들어주겠노라고...
그 녀도 내게 서운했겠죠
하지만 내가 하지못할일 가지못할길에 발들이는것조차 싫으니 내성격도 문제가 있는거겠죠
아마 이렇게 친구하나를 잃게되는것 같습니다
별식은 나눠먹으며 소소한 일상에 행복을 느끼며 함께하던 친구가 월수입 몇백만원의 원대한꿈(?)을 지향하는게 왜 그리 낯설게만 느껴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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