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전 아들의 옷이 든 소포가 왔습니다
입대 바로 다음날 적은 편지 한장과 비에 젖은채 일주일이 지난터라 아들의 체취커녕 곰팡이냄새만 가득한 옷과 신발이 들어있네요
무엇을 했는지 온통 흙으로 더럽혀져있고 산 지 며칠안된 츄리닝바지는 군데 군데 미어져있더군요 각오는 했지만....
특기병 선발을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 이상한 녀석들만 뽑혀가 실망스럽단 이야기가 적혀있었고 부모의 안부와 동생의 공부를 염려하는 내용이었어요
아무것도 대신 해줄수없는 현실을 아들도 저도 견뎌야겠죠
지난 토요일 아들애가 간 부대를 찾아 다녀 왔었습니다 동두천쪽이라고 해서 갔는데 그곳에서 많이 떨어진 한적한 곳이었어요
부대앞으로 2개중대 정도가 행진을 해 오길래 혹여 거기에 아들이 있을까싶어 몸을 숨기고...
먼발치에서 괜스레 얼굴만 보게되면 더더욱 집생각이 간절할테니...
구령을 붙여가며 행진하던 그 병사들은 부대밖으로 안나오고 옆으로 돌았는지 금방 안보이더군요 담장너머로 구령만이 들려올뿐...
그 목소리가 다 우리애 목소리만 같았습니다 가본들 무슨 소용이랴만 그나마 아들이 어디쯤 있는건지는 알고싶어서....
거길 가보자고 말을 꺼내면 유난떤다고 핀잔을 할 줄 알았더니 남편이 먼저 가보자고 하더군요
해질무렵이면 눈물이 날 것같고 눈을뜨면 아들의 고단한 하루가 걱정되네요
연일 뉴스에 나오는 안좋은 이야기들도 속상하고...
잘 견뎌내겠죠 신체건강하고 성격도 무난한 아이니 잘해낼꺼에요 어서 빨리 시간이 가기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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