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내 아들이 가는 곳

binjaree 2009. 6. 15. 17:26

오늘이 입대4일차...

국방부시계는 멈추지않고 흐른다지만 지금쯤 얼마나 집엘 오고플까 하는 생각이들면 가슴한켠이 시려온다

6:00에 맞춰둔 알람이 울리면 여늬때는 한참을 꿈지럭거렸는데 이젠 더 누워있을수가 없다 진작에 일어났을 아이생각에...

 

이 세상 어디에도없는 분단국가에 아들로 태어나 그 의무를 다 하기위해 간거라지만

그냥 나처럼 평범한 엄마는 의무라든지,애국이라든지.늠름한남자로의 재탄생이라던지 그런 수식어는 필요없고 단지 아들을 볼 수 없는 그 시간이 너무 길게만 느껴질뿐이다

더구나 종전도 아닌 휴전상태인 이 땅에서 아직도 북쪽엔 거의 싸이코집단이 대치하고 있으니...

전시상태에서 보낸것도 아닌데 예전 전장으로 아들을,남편을 보내야했던 여인들의 마음이 어떠했을지...

 

오늘은 보충대에서 훈련소배치를 받아 떠나는 날이다

최전방은 그냥 짧은 내생각에 위험할것만같아 싫은데 주위경험자들의 말로는 근무만 주로서는 최전방이 오히려 편할거라나...

 

나눠준 프린트물에는 오후1시가 넘어야 배치된곳을 알려준다는데 그시간도 채우지못하고 ARS번호를 눌렀다

28사단훈련소에서 훈련을 받고 8월24일 6군단소속으로 배치된단 녹음된 음성이 흘러나온다

내 아들이 가는 곳....

얼룩무늬군복에 더블백을 메고 어디론가 떠났을 아들생각에 그 짧은음성이 야속하기만하다

28사단이 어디고 6군단이 어디란말인가?

이 땅에서 내 아들이 어디있을거란 짐작조차도 할 수없으니...

 

수화기를 내려놓고 그 막막함에 또 다시 울고...

남편에게 전화를 해 그곳이 어딘가를 물었더니 모른단다 알아보고 전화해준다며..

결국은 병무청에 근무하는 지인께 물어보았다 무적태풍부대 내 아들이 간 곳 포천근처... 적이 없는 태풍같은 강한청년이 되어 오려나?

그만큼 안 것만으로도 다소 안도가 되니...

결코 자모도 아니고 다감한 엄마도 아닌 내가 이지경이니 아들을 거울처럼 바라보며 사는 다른이들은 얼마나 이시간이 고통일런지...

 

남편동료들이 위로차 온다나 참 핑계도 많아^^ 위로는 무슨위로 그냥 와서 놀고싶은게지

하지만 다 귀찮아 거절했다 일손이 안잡힌단 핑계로... 그냥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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