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초대받지 않은 손님

binjaree 2009. 6. 15. 18:13

 

따르릉~

남푠; 응 난데 집에 강아지 가져가려구 하는데..
나;오잉? 웬 개?
남편;아는집에서 낳은 개인데 진돗개라 다음주 시골 갈 때 가져다 주려구...
나;시골서 누가 키운데?
남편;ㅇㅇ아빠(시누남편)가 키운다고 가져 오랬어
나; 그럼 시골 갈 때 그 집에서 직접 가지구 가 울집 거치지 말고..
남푠;에이~오늘 저녁때 가져 가려구 하는데..
나;웃기지 마 안돼 나 강아지 싫어 귀찮아 갖구 오기만 해 봐 그 강아지랑 함께 쫒아낼테니..꽥꽥!!

이랬는데도 어젯밤 퇴근할때 저넘이 울집에 왔습니다
박스에 담겨진 채 멀미로 침을 질질 달고서...
박스에서 꺼내놓으니 구석을 향해 기어들어 가더군요 낯설음 때문인지 살기(?)등등한 쥔 아줌마때문인지..^^*
에구~ 말은 그렇게 했어도 이제 세상빛 본 지 한달밖엔 안된 얼라이기에 헌옷 깔아 소파사이에 모셔 두고 저 넘 식량을 사러 동네 동물병원엘 가 거금 일만냥 주고 수입사료를 사왔습니다 개밥까지 수입하는지 참 알았습니다ㅡ.ㅡ;

내가 보기엔 영락없는 변씨인데도 울집 두남자 진씨라고 박박 우깁니다
작은넘은 느닷없는 저 넘의 출현에 행복해 입을 못 다물고 큰 넘은 백일휴가 나올때까지 시골 가져가지 말고 집에 두라고 방방 뜁니다
우리집에서 개한번 키워보는게 울집 두넘들의 평생소원이었거든요
크리스마스 선물로 살아있는 개를 달라고 말하던게 유치원때부터입니다^^

 애물단지라..휴~
딱 그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갖은 불쌍한척은 다하고 엎드러진 저넘이 보기엔 측은한데 슬그머니 귀찮은 생각이 드는것도 어쩔수없어 지금 심란하기 짝이 없습니다
어젯밤과 오늘사이 큰거 한번 작은건 다섯번 정말 내가 미쳐~~
잠깐의 위탁모일지언정 생색내려고 울남편에게 전화했습니다

나:나 쟤때문에 돌아가시겠어 얼마나 자주 싸는지 알아 내가 이 나이에 개똥치우게 생겼니 나 싫어 저거 도로 가져가
울남편"똥도 쌌어? 히히히...
나;그래!! 꽥꽥...오줌은 몇번싼줄이나 알아 그리고 갖은 청승은 다 떨고 있다 얼마나 불쌍한척 하고 있는데...
이남자;히히히 그렇지? 그래서 한마리 더 가져 가려고해 그래야 둘이 잘 놀지

 맙소사 기막혀 세상에 뭐 이런일이...잘 놀린다고? 누가 놀구있는데...
원래 어릴때부터 그냥 보면 귀엽구나 그 정도였지 한번도 애완견 키워보고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내 게으름은 나도 아니..^^ 그리고 만지는것조차도 안했습니다
난 왜 개만지면 소름이 돋는지...웬만한건 비위가 아주 강한편인데...
우리애들은 보송보송 복실복실 얼마나 귀여운데 해도 난 이상하게 개가 싫었습니다 그런데 난데없는 개 치닥꺼리라니...게다가 한마리 더 보탠다니...
정말 이남잔 날 너무 안무서워 합니다 정말 뜨신맛을 보여야 알아먹나..ㅎㅎ


 오뉴월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시월의 시작인데 비가와서 망쳤고 저넘의 출현으로 잡쳤습니다 12일 데려다 준다니 그때까지 이 꼴을 어찌 감당해야할지... 두남자에게 맡기고 이집을 떠나 있어야 하는데..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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