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들어서니 갑자기 가을이 깊어진듯 합니다
비가 추적 내린 끝이라 그런지 오늘은 더 스산함이 묻어나는 날이군요
어제 저녁 한마리 더 보태진 저 넘들 때문에 어수선한 마음으로 하루를 사니 날씨탓을 하며 가라앉게 되지는 않았지요^^
친구의 말대로라면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은 우울증이 없다는데...
그래도 난 저 초대 받지않은 객들이 우리 집을 떠날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둘이 뒹굴며 놀다 자고, 잠시 깨서 다시 놀고,먹고 다시 자고를 반복하니 저 생명은 무엇을 위함인지...
모든 생명체는 다 제 역활이 있고 그 존재에는 조물주에 깊은 뜻이 있을거라 믿는 나는 오늘 처음 개의 존재에 대해 잠시 생각을 했었습니다
예전처럼 집을 지키는 역활도 아니고 그저 주인의 위안거리만 되는 짐승인가 싶기도 하니 그 삶이나 내 삶이나 별반 의미없음이 매한가지란 생각이 듭니다
있어도 그만이고 없어도 되는 無害無益한 존재같단 생각...
배부르고 등 따듯하니 헛소리만 주절거린다고 생각들지만(그렇다고 형편이 최상급이란 오해는 하지 마시길....그저 굶지않고 비 가릴 잠자리만 있는 정도니...)
너무 생각이 많아서 고통스러웠던 지난 날들이 그나마 피가 뜨거워서였을꺼란 생각이 드는 날입니다
지금의 나는 먹고 자고 이렇게 놀고 또 자고 무엇을 먹을까를 생각하는게 다이니 말입니다 저 베란다의 두넘들처럼...
암튼 전 삼천포로 빠지는데는 일가견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계절인데도 예전같은 感이 오질 않으니 몇 해 사이 내가 참 각박해졌구나란 생각도 들고 늙어간다는게 감동이 차츰 소멸해가는게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드네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무표정에 무감정에 무감각에 그런 메마른 인간이 되면 어쩌나 싶기도하고..
하긴 주체못할 감정을 질질 흘리며 푼수소리 듣는것보담은 나을런지..ㅎㅎ
내일부터 3일간 연휴랍니다 일요일은 결혼식이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낼과 모레 또 어떻게 보내야할지...
이제 삼우제를 지내고 내려간 뒤라(둘째동서) 저 불청객 처리하러 시골엘 가자하기도 그렇고...
지인이 서산에 꽃게축제엘 간다면서 동행하자는데 일박예정인 그 길을 저 불청객들 때문에 떠날 수 도 없고... 에고...뒤숭숭해라
'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3.10.15 (0) | 2009.06.15 |
---|---|
여행흔적 2003.10.05 (0) | 2009.06.15 |
초대받지 않은 손님 (0) | 2009.06.15 |
살아가는 날들 (0) | 2009.06.15 |
설악동에서 12시간(03.9.22) (0) | 2009.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