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가 넘어 다른날과 달리 유난히 배도 고프고 기운이 없어 생각해보니 오늘은 아침도 안먹었더군요
알뜰장이 단지안에 서는 날이라 알타리김치와 물김치를 담으려고 부지런을 떨다 아침 안먹은것 조차도 잊고 있었어요
이웃이 놀러왔길래 같이 커피 한 잔과 약간의 과일은 먹었지만...
자식이 뭐길래 어젠 남은 도토리 갈아 녹말을 가라앉히는 중이고 오늘은 시골서 사 온 꼬리를 삶고 김치꺼리 사러 나간 김에 과일도 골고루 사다 냉장고에 넣어두었어요
종일을 내일모레 휴가를 나 올 큰아이를 위해 보내고 있네요
친정엄마가 오신다면 물론 준비야 하겠지만 이렇게 며칠전부터 수선을 떨까 싶습니다
훗날 내가 아들집을 모처럼 간다면 그애도 날위해 며칠전부터 설치진 않겠죠
지금의 나처럼...(야무진 꿈이라구요?ㅎㅎ)
그냥 큰아이는 늘 안스럽습니다
일찍 동생을 본 탓에 아기대접도 제대로 못받고 자랐고 언제나 반듯하기만을 바라던 철 안든 엄마에게 절대 복종을 늘 강요당했으니...
심성이 약한 아이라 그냥 놔둬도 순종했을텐데...(고집불통이던 작은아이와는 달랐었죠)
이제 돌아보면 마음껏 예뻐해주고 사랑 받아야할 그 짧은 시간을 그렇게 못 대해준게 늘 마음에 걸립니다
이렇게 금방 자랄줄 알았더라면,아니 네식구 같이 살 날이 그렇게 길지만은 않다는것을 그때 깨우쳤었더라면 하는 어리석은 후회만이 가득합니다
큰아이가 제대할 무렵이면 작은아이가 입대를 한 후 일테고 그렇게 몇년이 빈자리를 하나 남긴채 지날터이고 길게잡아도 십여년후면 제 짝을 찾아 가정을 이루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내 삶에 있어서의 가장 행복했었고 사는것 같았을 시절이 거의 지나가는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내가 무언가를 해줄수있는 지금의 날들이 행복일텐데 왜 예전엔 어서 자라 내 손이 안가기만을 바랬는지...
남편도 이런 마음이 들어 어제 계절탓을 하며 쓸쓸하다는 둥,외롭다는 둥 평소 안하던 대사를 읊었을까요?
그런 사람에게 평소답게 살라면서 면박을 주었으니...후후~
뿐인가요 고독이 어쩌고 저쩌고 하길래 "고독을 씹는중이야? 다 씹었으면 삼켜" 라며 비아냥 거리기까지 했네요
어쩔수 없어요 받아주면 아에 자리펴는 남자라 그 쯤에서 잘라야지
나도 처음엔 참 괜찮은 착한여자였는데 이렇게 갈수록 바스락 건조해지는건 내 탓이 아니라 그의 탓이니..ㅎㅎㅎ(믿거나 말거나요^^)
참 어젠 달밤에 체조를 하였답니다
저녁으로 먹은 떡국이 모처럼 입에 맛있길래 양껏 먹었더니 얼마나 둔하던지...
11시 20분쯤엔가 학교 운동장으로 나가 예닐곱바퀴는 걷고 땀이 안나길래 뛰었더니 온몸의 살들이 떨리는데 참 가관이었어요
하긴 농구를 하던 아이들 몇이 전부였으니 본 사람은 없겠지만...
이즈러지기 시작한 하현달이 참 밝은 가을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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