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 단조로운 소묘

이런 저런3 (고창 선운사& 여수 향일암)

binjaree 2013. 3. 3. 14:38

 

 

★ 몇주전 화요일 밤, 밤새 눈이 내렸었지

그 밤이 지난 아침이었을게다  문화원에 가다 찍은 사진 두어장

공원엔 지난 밤 내린 눈이 소복한데 문화원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란 입춘첩이 낯설게도 붙었었다

그 밤.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저 눈속에서 추위를 견디는 생명이 없기를 기도했었던 생각도 나고

2시가 넘었지만 마음맞는 친구를 불러내 맥주 한 잔을 하고팠던 기억도 새삼^^*

 

 

 

 

 

 

김수영을 읽고 이젠 김춘수도 다음주면 끝

집에만 있었으면 결코 살 일 없었을 저 책(아참! 저 책도 동기분께 선물로 받은거였지 ㅡ.ㅡ;)

참 좋다 시를 읽고 시인 한 분씩 새삼 알아 간다는게

 

 

 

 

 

 

★ 갑자기 떠난 남쪽 여행길, 가면서 목적지를 정하고 ㅡ.ㅡ;

1박2일로 다녀오기엔 너무 먼 거리였고 연휴로 인해 교통체증도 장난 아니었다

나야 가물가물 기억속의 선운사 가 본 것만으로도 족했을테지만 굳이 향일암을 향하는 그를 말리진 않았다

수박 겉핧기 같은 여행은 별로지만 이렇게라도 다닐 수 있음을 감사해야겠지

바람에 정말 걸음이 밀리던 새만금 방조제

왜 막았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난 이렇게 인공적인 거대한 구조물은 일단 별로다

남편이 그 길로 가보자기에 그냥 지나본것 뿐

 

 

부안을 거쳐 고창에 도착 하니 이미 저녁

밥 먹고 선운사근처에 숙소 알아보니 이미 없길래 읍내로 나갔었는데 별로 들어가고픈 곳도 아닌 이상한 관광호텔도 이미 만원

다시 선운사 근처로 돌아와 좀 더 꼼꼼히 찾아봤으나 구할 수 없어 영광으로 향하던 길에 허술한 팬션 구해 일박 함

내 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자는 줄 몰랐어요 ㅡ.ㅡ;

 

영광으로 향하던 길가에 미당문학관 표지가 있길래 아침에 들러 봅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열지 않았으리라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그냥 갈 수 없어서

걍~ 질마재 그 마당이라도 함 밟아보고 싶어서^^*

 

 

국화와 산돌

 

山에 가서 땀 흘리며 줏어온 산돌.
하이얀 순이 돋은 水晶 산돌을
菊花밭 새에 두고 길렀습니다.

어머니가 심어 피운 노란 국화꽃
그 밑에다 내 산돌도 놓아두고서
아침마다 물을 주어 길렀습니다.

 

 미당 생가에 세워진 시비엔 이 글이 적혀 있었다

수정돌에 물을 주면 자란단 이야기는 어릴적 나도 얼핏 들은것 같고

꽃밭에 심은 돌에 물을 주던 시인의 어린날이 꼭 나인양싶어 가슴 한 켠이 싸아해져 옴^^

 

 

미당문학관

 

 

선운사 입구 송악

 

 

 

선운사 동구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것만 오히려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동백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냥 무작정 떠난 길에 선운사 도솔천가를 걸어보고 싶었던 생각이 났을 뿐이었고

그래도 선운사 뒷산에 들어 복수초는 보고팠지만

새삼 힘을(?) 내 먼 길을 마다않고 향일암을 자꾸 입에 올리는 그를 말리기가 뭐했었을 뿐

 

도솔천가를 걸어 도솔암까지만 다녀 오기로 합니다

 

 

 

 

 

 

 

 

 

 

 

 

 

 

 

 

 

진흥굴

 

 

장수송

 

 

도솔암 가는 길

 

 

 

 

 

도솔암

 

 

천마봉

 

 

 

 

 

 

 

 

 

선운사에서(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 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 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때처럼

잊는것도 또 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건 쉬어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준비없이 생각없이 떠남은 늘 아쉬움을 남긴다

풀이 푸르고 동백이 핏빛으로 산기슭을 덮는 날

친구와도 좋고 홀로라도 상관없으나

천천히 저 길을 아끼며 걷고싶다

 

 

 

 

★여수 향일암

남편은 처음부터 이곳을 거론했었으나 너무 멀어 망설였던 곳

연휴라 그런지 사람도 너무 많았고

그러니 주차도 쉽지 않았고

그 때문에 예쁜 암자의 정취를 충분히 느끼지 못해 아쉬웠다 사람물결에 휩쓸려 다닌듯한 암자 구경이라니

 

향일암만 보고 돌아오기가 그 먼길 밟아 간 댓가로는 아까웠다는 것 근처 금오도 비렁길이라도 갈 수 있다면 모를까

어디 한군데라도 시간 여유있게 천천히 봐도 좋을것을 고창 선운사에서 여수 향일암이라니 참 엉뚱한 우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펼쳐진 푸른 남쪽 바다는 두고 오기 아쉽기만 했다

누가 이 세상의 끝만 같은 벼랑위에 수도처를 마련했는지 세상에 쫒기고 삶에 쫒긴 누군가는 아니었을까란 엉뚱한 생각이 들었던 곳(원효대사 이야기가 있었건만)

다른이들이야 부처님께 절하며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자 찾겠지만

난 사람 적은 날 오래오래 앉아 바다를 보고픈 곳이었다

 

어찌되었건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가보았으니 좋았고

415km를 장장 7시간에 걸쳐 혼자 운전하고 돌아온 그분께 감사

 

 

 

 

 

 

 

 

 

 

 

 

 

 

 

 

 

 

 

 

 

 

 

 

 

 

 

 

 

 

 

 

 

 

 

 

 

 

 

 

 

 

 

 

 

 

 

 

 

                    남도의 꽃같은 동백  참 이쁘네

 

 

 

 

 

 

 

 

돌아오며 들린 휴게소에서 보이던 사성암과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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