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주전 화요일 밤, 밤새 눈이 내렸었지
그 밤이 지난 아침이었을게다 문화원에 가다 찍은 사진 두어장
공원엔 지난 밤 내린 눈이 소복한데 문화원엔 입춘대길 건양다경이란 입춘첩이 낯설게도 붙었었다
그 밤. 눈 내리는 창밖을 보며 저 눈속에서 추위를 견디는 생명이 없기를 기도했었던 생각도 나고
2시가 넘었지만 마음맞는 친구를 불러내 맥주 한 잔을 하고팠던 기억도 새삼^^*
김수영을 읽고 이젠 김춘수도 다음주면 끝
집에만 있었으면 결코 살 일 없었을 저 책(아참! 저 책도 동기분께 선물로 받은거였지 ㅡ.ㅡ;)
참 좋다 시를 읽고 시인 한 분씩 새삼 알아 간다는게
★ 갑자기 떠난 남쪽 여행길, 가면서 목적지를 정하고 ㅡ.ㅡ;
1박2일로 다녀오기엔 너무 먼 거리였고 연휴로 인해 교통체증도 장난 아니었다
나야 가물가물 기억속의 선운사 가 본 것만으로도 족했을테지만 굳이 향일암을 향하는 그를 말리진 않았다
수박 겉핧기 같은 여행은 별로지만 이렇게라도 다닐 수 있음을 감사해야겠지
바람에 정말 걸음이 밀리던 새만금 방조제
왜 막았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난 이렇게 인공적인 거대한 구조물은 일단 별로다
남편이 그 길로 가보자기에 그냥 지나본것 뿐
부안을 거쳐 고창에 도착 하니 이미 저녁
밥 먹고 선운사근처에 숙소 알아보니 이미 없길래 읍내로 나갔었는데 별로 들어가고픈 곳도 아닌 이상한 관광호텔도 이미 만원
다시 선운사 근처로 돌아와 좀 더 꼼꼼히 찾아봤으나 구할 수 없어 영광으로 향하던 길에 허술한 팬션 구해 일박 함
내 참~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자는 줄 몰랐어요 ㅡ.ㅡ;
영광으로 향하던 길가에 미당문학관 표지가 있길래 아침에 들러 봅니다
이른 시간이라 아직 열지 않았으리라 생각되었지만 그래도 그냥 갈 수 없어서
걍~ 질마재 그 마당이라도 함 밟아보고 싶어서^^*
국화와 산돌
山에 가서 땀 흘리며 줏어온 산돌.
하이얀 순이 돋은 水晶 산돌을
菊花밭 새에 두고 길렀습니다.
어머니가 심어 피운 노란 국화꽃
그 밑에다 내 산돌도 놓아두고서
아침마다 물을 주어 길렀습니다.
미당 생가에 세워진 시비엔 이 글이 적혀 있었다
수정돌에 물을 주면 자란단 이야기는 어릴적 나도 얼핏 들은것 같고
꽃밭에 심은 돌에 물을 주던 시인의 어린날이 꼭 나인양싶어 가슴 한 켠이 싸아해져 옴^^
미당문학관
선운사 입구 송악
선운사 동구
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것만 오히려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동백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그냥 무작정 떠난 길에 선운사 도솔천가를 걸어보고 싶었던 생각이 났을 뿐이었고
그래도 선운사 뒷산에 들어 복수초는 보고팠지만
새삼 힘을(?) 내 먼 길을 마다않고 향일암을 자꾸 입에 올리는 그를 말리기가 뭐했었을 뿐
도솔천가를 걸어 도솔암까지만 다녀 오기로 합니다
진흥굴
장수송
도솔암 가는 길
도솔암
천마봉
선운사에서(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 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 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때처럼
잊는것도 또 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건 쉬어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준비없이 생각없이 떠남은 늘 아쉬움을 남긴다
풀이 푸르고 동백이 핏빛으로 산기슭을 덮는 날
친구와도 좋고 홀로라도 상관없으나
천천히 저 길을 아끼며 걷고싶다
★여수 향일암
남편은 처음부터 이곳을 거론했었으나 너무 멀어 망설였던 곳
연휴라 그런지 사람도 너무 많았고
그러니 주차도 쉽지 않았고
그 때문에 예쁜 암자의 정취를 충분히 느끼지 못해 아쉬웠다 사람물결에 휩쓸려 다닌듯한 암자 구경이라니
향일암만 보고 돌아오기가 그 먼길 밟아 간 댓가로는 아까웠다는 것 근처 금오도 비렁길이라도 갈 수 있다면 모를까
어디 한군데라도 시간 여유있게 천천히 봐도 좋을것을 고창 선운사에서 여수 향일암이라니 참 엉뚱한 우리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에 펼쳐진 푸른 남쪽 바다는 두고 오기 아쉽기만 했다
누가 이 세상의 끝만 같은 벼랑위에 수도처를 마련했는지 세상에 쫒기고 삶에 쫒긴 누군가는 아니었을까란 엉뚱한 생각이 들었던 곳(원효대사 이야기가 있었건만)
다른이들이야 부처님께 절하며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자 찾겠지만
난 사람 적은 날 오래오래 앉아 바다를 보고픈 곳이었다
어찌되었건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 가보았으니 좋았고
415km를 장장 7시간에 걸쳐 혼자 운전하고 돌아온 그분께 감사
남도의 꽃같은 동백 참 이쁘네
돌아오며 들린 휴게소에서 보이던 사성암과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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