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속절없이 깊어가다
꽃은 절로 피었다 지고
나무도 절로 푸르러지니
숲이야 절로 절로 울울창창 짙어지겠지
모란이 지면 삼백예순날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긴다는 시인처럼
난 이 연둣빛이 다 가시면
다시 내게 봄이 올까 싶어 못내 아쉽고
봄을 잃으면 내 한 해도 그만 시들해지니
시인의 설움에 견줘도 결코 부족하지 않으리
이런 날의 하루는 다른 계절의 열흘과도 바꾸고 싶고
나 사는 도시의 손바닥만 한 봄은 늘 흡족지 못해
더 채우려
더 누리려 길을 나선다
화야산 큰골
지난 4월 초 왔었는데 여기가 거긴가 싶게 산의 모양새가 달라져 있다
얼레지도 바람꽃도 어느덧 자취 없고
어렴풋이 흔적만 남은
꽃 진 자리
다른 것들이 더 촘촘히 그 자리를 메꿔가니
마음엔 조급증이 인다 하마 봄이 갈까 싶어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파스텔로 그린 그림 같은 산
이제 막 틔운 나뭇잎들도 꽃처럼 곱다
갖가지 연둣빛 새잎들은 저마다 빛을 발하고
드문 보이는 산벚꽃은
미풍에 날려 꽃 비로 내리니
그 아래 기대서면
나비 날갯짓 같을 꽃이 지는 소리도 들릴 것만 같다
화르르 화르르, 하롱 하롱, 나풀 나풀
이렇게 연둣빛이 충만한 시절엔
매일 숲에 안기고 깃들고 스미고 싶으니 어쩐담
연둣빛 숲에서 노닐던 날은
꿈조차 싱그러운 봄날 같기를 바라
바삐 가는 봄을 차마 놓지 못하니
이 봄
어느 골짜기
어느 능선에서야
이 마음 고히 접고 너를 보낼까
비가 잦은 탓인지 지난번 보다 수량이 더 풍부해진 계곡, 징검다리 건너는 일이 조심스러웠어요
동행한 분들
자체발광! 계곡을 옆에 두고 가는 봄 길 넘 좋아요 ㅎ
화야산장을 지나며
현호색
개별꽃
피나물
천남성
풀솜대(지장보살)
오이 먹으며 숨 골라요^^*
미치광이풀
능선 직전엔 코가 땅에 닿을 듯 가파른 길이 ㅡ.ㅡ;
운곡암과 화야산장을 거치는 큰골로 올라 능선에 서고 정상을 향해 갑니다 500m 남았어요
온니들! 화이팅!! ^^*
요근래 젤 좋은 날씨
오가며 기도를 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니 축복을 받은 듯 ㅎㅎ
문화원선배님 + 성당교우님들 + 나 + 작업나온 군인 아들들 모두 다 함께 정상 인증샷! ㅎ
각시붓꽃
정상찍고 턴~ 바로 아래 평상에서 행복한 오찬을 즐기고 능선을 좀 더 걸어 절고개로 왔어요(화야산 정상에서 2.5km지점)
직진은 뾰루봉, 좌측은 화야산장, 우측은 크리스탈 생수 공장
우린 주차해둔 차때문에 화야산장으로 원점회귀
우리밖엔 없는 조용한 숲, 행복한 길^^*
돌단풍
금낭화
꽃마리
꽃마리 - 김종태님
도르르 말려 있는 꽃봉오리
마음을 닮아 연분홍인데
설레는 가슴 피어 보면
아무도 보지 않는 서러움에
하늘을 좇아 파란색이다.
서 있는 사람들은
결코 만날 수 없는 작은 꽃
가슴 한가운데엔
그래도 버릴 수 없는 노란 꿈을 부여안고
실바람에도 꽃마리 가로 눕는다.
봄맞이꽃
매화말발도리
회리바람꽃
금붓꽃
줄딸기
눈부신 봄 날, 좋은분들과 함께한 행복한 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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